[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연합(EU)이 민간투자를 극대화해 침체된 경제를 일으킬 계획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EU 집행위원회가 '씨드머니(Seed Money)'를 조성해 민간투자를 이끌어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투자 프로젝트를 위한 초기 자금은 EU 예산과 유럽투자은행(EIB)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시작할 때 투입되는 이 씨드머니는 300억유로(41조1900억원)로 잠정 책정됐다.
EU 차원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민간분야에 자금을 이식하면 그 뒤를 따라 민간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와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하면 기업은 투자 위험을 회피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EU 당국이 심은 자금보다 민간자금 비율이 훨씬 높은데다, 민간이 수익을 많이 거두는 구도가 미리 짜여져있기 때문이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사진)은 긴축정책으로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각 회원국들에 단비와 같은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통신)
EU 집행위가 기대하는 총 투자 금액은 3000억유로(411조9570억원)다. 이는 EU 일 년 예산의 0.8%에 해당하는 규모다. 집행위는 초기자금 300억유로로 민간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그 10배에 해당하는 3000억유로까지 자금을 부풀릴 심산이다.
조성된 자금은 과학기술 프로그램, 재정이 어려운 회원국, 특별 규제 분야 등으로 흘러 들어갈 예정이다.
이 방식이 나오기 전에는 유럽안정화기구(ESM)가 홀로 5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투자자금 형식으로 쾌척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이는 독일의 반대로 무산됐다. 독일은 ESM 자금을 국가 구제 외 다른 목적으로 쓸 수 없다는 논리로 관련 프로그램에 제동을 걸었다.
ESM 자금이 민간 투자자금으로 전환될 여지는 일단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독일은 새롭게 마련된 투자 활성화 방안에도 회의적이다.
EU 당국이 초기 자금으로 마련한 300억유로가 너무 적다는 점에서다. 적은 돈을 심어놓고 엄청난 투자가 일어나길 바란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EIB가 단독으로 100달러의 돈을 걸고 민간자금을 모집했던 적이 있다. 당시 EU 집행위는 그 6배인 600억유로까지 민간자금을 유치하려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았다.
EU 당국자들은 이런 지적을 감안해 다음 달에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씨드머니 규모와 민간자금 모집 방식 등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