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005490)의 해외사업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3고로 완성에 이어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합병, 특수강 진출 등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제철로 인해 내수시장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중국산에 이어 엔저를 등에 업고 일본산 철강재까지 국내 시장에 밀려 들어오면서 해외 판매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2010년
현대제철(004020) 고로 1호기가 완성되기 전까지, 1968년부터 42년간 국내 철강시장에서 독주를 해왔던 포스코의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포스코의 주요 매출처는 현대중공업그룹(3.7%), 포스코P&S(2.6%), POSCO Maharashtra Steel Private Limited(2.0%), 현대·기아차(1.9%), POSCO-Vietnam(1.7%), POSCO ASSAN TST(1.6%), 포스코강판(1.5%) 등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현대중공업그룹(3.0%), 현대·기아차(3.0%), 한국GM(2.0%), 유니온스틸(2.0%), 세아제강(2.0%), 포스코강판(2.0%), 포스코P&S(2.0%), 현대하이스코(1.0%) 등이 주요 매출처로 이름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내수 판매는 줄고, 해외 판매 비중은 높아졌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현대·기아차의 경우 1.1%포인트 낮아졌으며 한국GM, 유니온스틸,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등은 비중이 크게 줄어 3분기 주요 매출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이들 물량을 자사의 해외 가공·판매 법인으로 돌리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국내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판매에 역량 집중한 결과다.
포스코의 3분기 실적 개선도 해외철강 사업이 견인했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조2698억원, 영업이익 87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4%, 영업이익은 38.9% 증가했다.
경쟁이 치열한 내수시장에 비해 마진율이 높은 해외 생산 법인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8.7%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의 자동차수직계열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현대·기아차 판매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가 차지했던 현대·기아차 물량이 현대제철로 옮겨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현대제철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대한 매출액은 각각 2544억5631만원, 1274억136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에 비해 각각 70.8%, 70.1% 증가한 수치다. 4분기 실적이 포함될 경우 증가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현대제철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현대자동차 1263억844만원, 기아자동차 294억2560만원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현대자동차 1489억9117만원, 기아자동차 748억9331만원으로 각각 18.0%, 154.8% 증가했다.
증가폭이 큰 올해의 경우 3고로 완성과 더불어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합병으로 자동차강판 등 판매가 늘면서 매출액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동차강판의 경우 10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포스코의 90%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최근 특수강 시장 진출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동부특수강 인수에 성공하면서 사업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며 "앞으로 내수시장을 놓고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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