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전 세계 선박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호황기에 버금가는 선박 신규 수주 급증으로 인해 올해 선사들의 발주 물량이 줄어든 데다 선가도 올라 선사들이 발주를 미루기 때문이다. 조선소들도 수익성을 고려해 선별수주에 나서면서 올 들어 선박 발주량과 인도량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대부분의 선종에서 발주량이 절반 이상 감소한 가운데 미국발 셰일가스 붐으로 인해 LPG·LNG 등 가스선만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영국 해운분석기관 클락슨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1498척, 9480만DWT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총 832억달러가 신조선 발주에 투자돼 투자금액도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다만 올해 발주량이 증가한 가스선은 투자금액도 증가했다. LNG선은 신조에 87억달러가 투자돼 지난해 연간 투자금액의 4%, LPG선은 64억달러가 투자돼 지난해 투자금액의 29%를 초과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수주잔량은 5344척, 1억1540만CGT로 연초 대비 5.3% 감소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9월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에 빼앗겼던 전세계 수주잔량 1위자리를 다시 되찾았다. 9월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은 606만3000CGT의 수주잔량을 기록해 602만3000CGT의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깜짝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8월까지 인도량은 총 1531척, 7730만DWT로 척수면에서는 17%, DWT면에서는 24% 감소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연간 발주량을 추산해보면 전년 대비 약 13% 감소한 9410만DWT가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종별로는 30~6만DWT급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이 총 인도물량의 42%를 차지했다.
한편 전세계 선박 발주량과 인도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가는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선가지수는 138.8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6% 올랐다. 탱커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가격 상승폭을 보였으며 그 중 수에즈막스급이 17.0%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 발주량은 감소했지만 초대형 가스운반선을 비롯해 고연비 친환경 선박 비중이 높아지면서 선가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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