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올해 국토교통부의 부동산시장 관리에 대한 평점은 낙제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민주거 안정과 직결되는 전셋값 상승세를 올해도 잡지 못한채 한해를 마감할 상황이다. 각종 대책을 쏟아내며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수도권 매매시장 살리기는 벌써부터 기력이 다한 모습이다. 장기 프로젝트인 공급감축계획은 2년만에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부동산114의 통계를 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보합을 기록했다.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이어지던 상승세가 마감됐다. 서울은 0.01% 하락하며 22주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자료=부동산114)
특히 금융규제를 완화한 7.24부동산대책, 재건축 규제를 대거 푼 9.1부동산대책, 기준금리 인하 등 직간접적으로 부동산 부양책이 쏟아졌지만 상승세는 장기화되지 못했다.
10월 누적 주택거래량이 81만여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정부가 관리를 실패한 전세난의 영향도 크다.
이정찬 유플러스리얼티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로 거래가 큰 폭으로 늘었지만 대책이 없었어도 전세부족과 전세난 장기화로 인해 매매를 선택하는 기본적으로 지난해 이상의 거래수요는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의 매매부양책과 전세시장 관리 실패가 함께 빚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값 통제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전세난을 진정시킬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전셋집 부족 현상이 심화되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매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지난해 8.28전월세대책이 나왔지만 전세값 상승세는 꺾지 못했다. 지난 10월 30일 발표된 서민주거비 부담완화 대책은 월세 대책으로 평가된다.
현 정부 들어와서도 전국 평균 전셋값은 한차례의 보합이나 하락없이 상승일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99% 올랐던 전국 전셋값은 올들어서도 3.77% 상승했다.
지난해 초 9억원에 거래됐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대의 전셋값은 일반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10억원을 돌파했다.
서초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너무 올라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전셋값은 계속해서 오른다"면서 "만약 전셋값 상승세가 멈춘다면 그건 더이상 오를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서지 정부의 노력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택의 수급을 조절하겠다던 국토부의 공언(公言)은 공언(空言)이 되고 있다. 국토부는 주택 과잉공급으로 인한 거래위축과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공급을 줄일 계획이었다. 택지촉진법 폐지, 보금자리주택 폐지 등이 공급 축소 계획의 일환이다.
하지만 올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인허가된 주택은 39만6803가구로, 지난해 동기대비 25.7%나 늘었다. 수도권이 17만4595가구로 26.0% 증가했으며, 지방도 22만2208가구로 25.4% 늘었다.
택지촉진법 폐지 등 공공이 주택 공급을 축소하고 있지만 민간에서 공급을 늘리며 공급규모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년만에 인허가 50만가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간 주택 인허가 실적(자료=온나라부동산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