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누리과정 예산을 이유로 전 상임위원회의 의사일정을 보이콧 하자 새누리당은 '볼모정치'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예산심사를 보이콧하고 국회를 마비상태로 끌고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예산심사 기간이 부족하다, 졸속심사다'라고 주장하며 12월2일 이후에 예산안을 처리하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이) 매년 예산을 가지고 흥정하듯 했었는데 그렇게 안되니까 국회 선진화법 체계에 따라 예산운영을 하는 것에 적응이 안 된 것 같다"며 "어제 원내지도부 간에 합의를 잘 해놓고 아무런 이유없이 이렇게 하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은 "야당은 여당이 번복했다고 주장하지만 우린 그런 적이 없다. 어제 합의문을 작성하는 자리에는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과 우윤근 원내대표가 모두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결국 야당은 나라 예산을 볼모로 잡고 정치적인 요구를 하면서 예산을 정쟁의 수단으로 끌고 갈 생각인 것 같다"며 "우리는 국회선진화법에서 정한 절차대로 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법과 원칙의 틀 속에서 국정 운영을 해야한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절차대로 삭감하든 증액하든 예산결산위원회에서 판단할 문제지 보이콧을 선언할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야당은 야당 나름의 주장이 있겠지만 원칙대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연거푸 합의를 번복하고 있다. 상임위 중심주의를 전면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예삼심의를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고 의사일정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이 예산심의 보이콧을 선언하자 김재원 원내수석은 이날 오후 2시 새누리당 상임위원장들과 연석회의, 이어 수석전문위원들과 긴급 회의를 가졌다.
김 수석은 "예산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수석전문위원들도 대비해달라는 얘기를 하고자 한다"며 "오늘부터 작업이 상당부분 진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당이 수정동의안을 준비하는 이유는 여야 대치로 예산안이 최종 심사되지 못할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안의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오는 30일 자정이 지나면 예결위의 예산안 심사권한이 사라지고, 다음달 1일 여야의 반대토론(필리버스터)을 거쳐 자정이 지나면 바로 정부예산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
즉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해 정부 원안이 그대로 본회의에 올라가게 되는 상황을 가정해 여당은 수정동의안 마련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이 앞으로 일주일 남은 가운데 여야의 막판 대치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