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광주광역시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 연구소 강당에서 취임식을 진행한 김기태 KIA타이거즈 감독이 현장을 찾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광주=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열 손가락 중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문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국내에 10명뿐인 한국의 프로야구단 감독이기에 그들의 취임식은 주목을 받곤 한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의 관심은 감독의 포부보다 소속 선수의 이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대한 질문이 당연히 나왔고, 이에 신임 감독의 답변은 원론적이었다.
김기태 KIA타이거즈 감독은 30일 광주광역시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의 연구소 강당에서 취임식을 뒤늦게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취임 소감과 함께 지난 28일 신생팀 KT의 지명을 받으며 팀을 떠나게 된 이대형에 대해 언급했다.
KT는 28일 기존 9개 구단별로 20인 보호선수 외 선수를 1명씩 지명했다. 그런데 KIA에선 누구도 예상하치 못한 이대형이 낙점됐다. KT에서 이대형을 지명했다는 사실은 이대형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제외됐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이로 인해 김 감독은 강한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동시에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LG 감독 시절에도 이대형과 함께 한 전례가 있기에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다'는 추측도 난무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안 물어보길 바랬다"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란 루머에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이대형을 보낼 때 어떤 심정인지 생각해봤나. 열 손가락 중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다. 전체적인 팀 사정 이대형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불화설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나와 이대형의 사이가 안 좋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 김기태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문제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팀 사정에 의한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한 김 감독은 "이대형과는 어제 통화를 했다. 본인도 다 이해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대형은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KIA로 팀을 바꿨다.
이대형은 KIA 이적 첫 해인 올해 126경기에 나서 '149안타 22도루 40타점 75득점, 타율 3할2푼3리'의 좋은 성적을 썼다.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 43인에 있을 정도다.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것이다.
그렇지만 이대형은 이같은 활약에도 보호선수 20명 명단에서 제외됐고 결국 KT로 옮기게 됐다. 팬들의 불만이 빗발쳤던 것은 당연했다. KIA 구단의 인터넷 서버가 항의글을 올리려 하는 팬들의 접속으로 마비될 정도였다. 김 감독이 알 정도로 루머도 폭넓게 돌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런 부정적인 루머를 정면 돌파로 해결하려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제 다른 팀에서 새롭게 야구를 하게 됐다. 김 감독의 이번 결정이 내년 시즌에 두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