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개인투자자 윤대중씨 등은 1일 신일산업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지만 신일산업 측이 불응하며 별도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윤대중씨 등이 결의한 안건은 모두 통과됐지만 신일산업 측이 임시주총 무효 소송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여지를 남겼다.
개인투자자 윤대중 외 2인은 이날 경기도 평택 가보호텔에서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 해임 등 총 6개 안건을 담은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특히 윤씨 등은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와 정윤석 감사 등을 해임하고 이혁기씨와 황귀남씨를 각각 신임 대표이사와 감사로 선임하는 안을 올렸다. 또 회사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하는 검사인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도 내걸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에 예정된 임시주총은 주주의 신원을 확인한 뒤 입장시키려는 윤대중씨 측과 주주를 입장시키지 않는다며 입장을 거부하는 신일산업 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는 주총현장 입구에서 "소집권자(윤대중 외 2인)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관련 법규를 위반하여 진행하는 주주총회에 더 이상 참여·진행을 할 수가 없다"며 "별도의 주주총회를 1층에 위치한 대기실에서 진행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에 황귀남씨는 "우리가 개최한 임시주총이야 말로 법원으로부터 법적인 효력을 얻은 합법적인 것"이라며 "송 대표이사가 방금 개최를 결정한 임시주총은 효력이 전혀 없는데다 주총 현장에 방금 도착한 주주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맞섰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임시주총은 예정보다 늦은 오전 9시14분쯤에서야 지하 1층에서 열렸다.
윤대중씨 측에 따르면 이날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식수는 약 2553만주로 기준일(지난달 5일) 총 발행주식수대비 약 47%였고, 모든 안건은 총 참여주식대비 95% 이상의 찬성율로 통과했다.
하지만 이 결과는 신일산업 측의 의결권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또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윤대중씨는 "이날 우리가 보유한 주식수는 가처분된 217만여주를 제외하고도 2500만여주에 달한다"며 "신일산업 측은 가처분 된 150만주를 제외하고 약 1100만~1200만여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사 측이 우리가 더 많은 의결권을 보유한 것을 알고 주주총회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귀남씨는 "이날 가결된 사항에 대해서 등기절차를 밟고 해임된 송권영 대표이사와 정윤석 감사 등에 대해선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속되어 온 차명의혹에 대해선 "차명의혹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주주확인 소송이나 예탁결제원의 실질 주주 증명 등을 통해 밝혀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이날 임시주총은 주주들의 입장을 막는 등 적법한 주주총회가 아니다"라며 "임시주총 무효 소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이사가 1일 개최된 신일산업 임시주총 현장에서 임시주총 소집권자가 주주의 입장을 막는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며 별도의 임시주총 개최를 선언하고 있다.(사진=김병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