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천리안·하이텔 전철 안밟는다"

애널 간담회서 모바일 집중전략 발표

입력 : 2009-04-10 오후 3:56:36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1등 인터넷 기업 NHN이 모바일 인터넷 집중전략을 밝히면서 PC통신 시절 강자였던 천리안·하이텔이 인터넷의 등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급전직하했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람 NHN 이사는 지난 9일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네이버가 모바일서비스에 진입한 것은 위피 폐지가 결정적이었다"며 "네이버도 모바일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과거 PC통신 강자들처럼 도태할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1990년대말, 당시 이용자간 통신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천리안·하이텔 등 PC통신 사업자들이 인터넷의 등장에도 압도적인 가입자 수를 등에 업고 자체 서비스에만 골몰하다 인터넷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 한번 못쓰고 추락한 바 있다.
 
LG데이콤 천리안의 경우 인터넷과 유사한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그마저도 사용자들에게 외면당하면서 온라인 시장에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로 남아 있을 뿐이다.
 
NHN은 모바일 인터넷에서 PC통신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국산 모바일 OS(운영체계)인 위피 자율적용이 가능해진 뒤 원하는 OS를 이용한 서비스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비싼 모바일 인터넷 요금때문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람 이사는 "망사업자가 휴대폰과 OS 그리고 콘텐트까지 모두 관장하고 있는 구조여서 문제"라며 "모바일 인터넷 정액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도 유저가 이용을 꺼리게 하는 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NHN은 일종의 오픈 모바일망에 WAP(무선 어플리케이션 프로토콜) 서비스 '369'를 런칭했지만, 수익이 전무한데다 이용자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NHN은 369 등 자사 모바일서비스가 실패한 원인으로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을 지목하고 있다.
 
이 이사는 모바일 서비스 전략에 대해 "개인웹서비스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모바일 버전을 서비스할 것"이며, "모바일상 아주 중요한 위치기반 서비스에 윙버스를 이용한 맛집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NHN은 개인웹서비스와 미투데이 까페 블로그 등의 SNS를 모바일과 웹 버전으로 동시에 준비,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 이사는 이어 "모든 서비스를 대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해, 풀브라우징과 스마트폰용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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