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바람에 에너지 수익에 의존해오던 러시아 경제와 가즈프롬뱅크 등 금융권이 심각한 자금난을 경험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베도브 러시아 경제부 차관은 "경제구조와 지정학적인 면에서 불안감이 고조돼 러시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낮은 유가도 러시아 경제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서방제재로 기업의 자금줄이 막힌 데다 유가마저 폭락해 가즈프롬은 자금 마련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대표 원유인 우랄스의 수출 가격은 올해 배럴당 평균 99달러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종전 추산치인 104달러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우랄스 가격이 80달러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국가 복지기금을 동원해 가즈프롬을 구제해 주겠다고 나섰지만, 800억달러의 부족분을 다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서방 규제로 돈줄이 막힌 VTB그룹과 러시아농업은행을 지원 한 바 있다.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경제를 둘러싼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달러·루블 환율은 현재 53.0루블 선을 오가고 있다. 지난 3개월간 루블화 가치는 달러 대비로 무려 30%나 하락했다.
루블화의 하락세가 지속되다 보니 일부 회의론자들은 푸틴이 63번째 생일을 맞는 내년에는 달러당 루블도 63달러까지 솟구칠 것이라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는 올 4분기에 0% 성장률을 기록하거나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는 마이너스(-)0.8%다. 이는 이전 예상치인 1.2%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