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혁신과 생존이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이 증가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동부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글로벌 M&A 시장규모는 전년동기대비 61.1% 성장한 3조2437억달러로 지난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M&A 규모도 올 3분기 누적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36.3% 증가한 365억달러로 급증했다.
◇ M&A 시장 규모 추이와 성장률. (자료= 블룸버그, 동부증권 리서치)
이채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화로 인한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되는 한편 디지털혁명(소셜미디어, 모바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이 산업 생태계를 급속도로 변화시키면서 내부 혁신만으로 달성하기 힘든 사업 확장과 비용 절감에 대한 니즈가 M&A의 필요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일괄 매각하는 빅딜(Big Deal)을 진행했다. 이는 과감하게 비주력 사업을 포기하고 삼성SDI-제일모직 등 주요계열사 합병과 주력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환화그룹은 그룹의 주력사업인 방산, 화학부문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딜이 윈윈(Win-win)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채호 연구원은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주는 의미는 주력사업 집중과 비주력사업의 정리"라며 "빠른 시장 변화로 인해 산업과 기업의 쇠퇴는 내부 혁신만으로 돌파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앞으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아직까지 제조업·수출 비중이 현저히 높은 국내 기업 생태계에서 생존을 위한 한계 사업 정리와 혁신을 위한 성장 모멘텀을 찾는데 있어 M&A가 주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국내 M&A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후속 대책으로 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M&A 시장 발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동부증권은 내년에 혁신과 생존을 위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비주력사업을 매각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관련 기업 인수와 신사업 개척 등 국내 M&A의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여기에서 발생하는 투자기회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채호 연구원은 "M&A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목적을 갖고 M&A를 진행하면서 생존과 혁신, 즉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 인수 성공시 외부 변수에 의해 실적 변동성이 높은 자원개발 부문에서 안정성이 높은 무역과 마진, 성장성이 높은 물류로 성장의 축 이동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LVMH)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는데,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을 활용해 화장품 등 신규 사업에서의 선전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레이케미칼, 도레이에 인수된 후 수익성 개선.
(자료=도레이케미칼, 동부증권 리서치)
디에이치피코리아는 삼천당제약이 인수하면서 삼천당제약의 물량 대응에 따라 수탁제품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고, 사람인에이치알은 다우기술로 인수되며 적극적 마케팅으로 시장 1위 취업포털 사업자로 성장했는데, 490억원에 달하는 순현금 보유로 M&A를 통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인터파크에 인수된 후 삼성그룹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에서 의약품으로 품목을 확대하고, 중국으로 지역을 늘리며 확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레이케미칼은 도레이첨단소재에 인수된 후 주력사업인 필터부문이 도레이그룹과의 고객 공유 등 시너지가 기대되며, 비용절감과 차입금 감소로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