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행장 내정설 결국 사실로..후폭풍 거셀듯

입력 : 2014-12-05 오후 6:4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우리은행(000030)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가 가동되기 전부터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회)' 멤버로서 내정설에 오른 이광구 부행장이 최종 은행장 후보로 올랐다. 안팎에서는 윗선의 내정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30일 임기가 끝나는 이순우 행장의 후임인 이광구 부행장(사진)은 신임 행장은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수두룩하다. 우선 정치금융 논란을 업고 행장에 오른 만큼 당장은 조직을 추스리는 일이 급선무다.
 
우선 옛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부행장이 행장 후보로 선정되면서 우리은행이 과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벗갈아 행장을 맡던 관례가 깨졌다. 이순우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두 은행이 우리은행으로 합병된지 10년이 훌쩍 지나 채널 간의 갈등이 다른 은행보다 심각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관례가 깨지면서 임원급 사이에서는 출신에 따른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번 행장 선임 과정에서 은행 내부에서는 한일은행 출신이냐 상업은행 출신이냐를 놓고 기대감이 갈리기도 했다. '관련기사: ☞우리은행장, 한일銀 "이번엔 우리 차례"..출신두고 설왕설래'
 
한 관계자는 "번갈아 우리은행장을 맡았던 전통 아닌 전통은 다른 은행과 같이 채널간의 갈등을 해소시키는 효과도 있었다"며 "이런 관례까 깨지면서 한쪽에서는 불만이 팽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행장의 경영 능력도 조직 내외부로 검증시켜 보여야 한다.
 
다른 관계자는 "전임 행장들은 여러 부문의 부행장을 맡아보고 수석부행장을 거쳐 올랐기 때문에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이 없었다"며 "내정설을 등에 업고 행장에 올랐으니 의문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은행은 연말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집행부행장만 8명에 이른다. 부행장이 교체되면 본부장급 이하 임직원도 자동적으로 교체돼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사폭이 클 경우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수장이 바뀌면 1년 이내 인사가 큰 폭으로 교체된다"고 말했다.
 
민영화 실패 이후 조직을 추스리고 영업력을 제고시키는 것도 과제다. 정부가 네 번째로 진행한 우리은행 민영화가 무산되면서 우리은행은 또다시 정부 소유(예금보험공사 지분 약 57%)의 은행이 됐다.
 
하지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은행이다보니 상급기관의 감사가 일상화 돼 있다"며 "영업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점이나 본점에서 보신적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년 우리은행은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검사와 별개로 감사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감사도 받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노동조합의 반발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외부 출신만 아니면 된다'는 입장이다. 행장 선임보다는 우리은행 민영화에 실패에 따른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날 오후 김승규, 김양진, 이광구 부행장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 행장 후보자로 이광구 부행장을 선정했다. 이 부행장은 오는 9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30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으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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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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