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국내 패션업계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던 글로벌 빅3 SPA도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전략변화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토종 SPA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고 영향력 또한 커진데다, 컨템포러리 의류군도 크게 성장하면서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내년에는 현재 수준의 업계 장악력만 유지해도 성공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내 진입 10년 유니클로..지방으로 지방으로
우선 국내 론칭 10년차에 접어든 업계 1위 유니클로는 전국구로 유통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화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 핵심상권에 집중적으로 신규매장을 배치시킬 예정이다. 실제로 최근에도 수도권 출점은 거의 없는 가운데 강릉이나 인천 등지로 상권을 확장해 가고 있다.
한편, 수익성이나 평당 매출 효율이 떨어지는 매장을 정리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또한 키즈 베이비라인 등 컨텐츠 강화로 성장의 한계를 뛰어 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유니클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영업이익률이다. 올해도 매출은 지난해 대비 10% 가량의 무난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영업 이익률은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료=유니클로)
지난 2011년 영업이익률은 16%에서 2012년 13%, 지난해에는 10%까지 떨어진 상태다. 올해는 한 자릿 수 아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쟁심화로 할인 마케팅이 강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SPA브랜드 업체들의 경쟁과열 등으로 구조 상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영업이익률을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신규매장 올인..본격적인 경쟁
현재 3사 중 매장 수가 20여개로 가장 적은 H&M은 내년에 공격적인 신규 출점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10년 국내 론칭 이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였다면 이제부터는 유통망을 늘리는 단계로 접어들 타이밍 이라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대규모 면적에 풀컨셉을 선보였던 것에서 벗어나 지리적 입지조건만 괜찮다면 매장 규모에 상관 없이 신규매장을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H&M 홈'과 세컨 브랜드 COS도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어 추가 매장 오픈에 나설 계획이다.
H&M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인력 등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내년부터는 이전보다 조금 더 속도 있게 유통망을 늘리기도 방침을 정했다"며 신규 론칭한 H&M 홈과 COS의 선전에 회사 내부적으로상당히 고무된 상태로 여러군데 추가 오픈 지역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7년차 자라 성장률 제자리..온라인몰 공략
론칭 7년차를 맞은 자라는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3사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가파른 성장세로 뒤를 바짝 추격하는 H&M이 내년도 공격적인 출점까지 예고하면서 사실 상 가장 불안한 처지다. 유니클로와의 매출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라는 지난 9월 오픈한 온라인몰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온라인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국내에 별도로 온라인 스토어 전문 물류 창고도 건립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라 관계자는 "온라인은 임대료나 인건비가 없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며 "온라인 신규고객을 창출하기 위해 마케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