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누리당이 8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된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5개 혁신법안을 추인했다. 혁신안들은 대가성 출판기념회를 금지하고 회의에 불참할 경우 세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 안형환 간사는 이날 정책의총을 마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판기념회를 사실상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회의 불참 시 세비를 지급하지 않는 '국회의원수당법 개정안' ▲국회의원 겸직 불허 ▲선거구획정위원회 설립 등의 혁신안에 대해 의원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불체포특권을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위헌소지가 있다'는 몇몇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출판기념회 사실상 금지..'무회의 무세비' 원칙
우선 출판기념회의 경우 현직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과 후보자는 집회형태로 일정한 장소에서 출판물을 판매하거나 입장료 형태로 대가성 금전을 받지 못하도록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안 간사는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오가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당초 혁신위는 출판기념회 전면금지를 생각했지만 혁신위 내에서도 위헌이라는 지적이 있어 전면금지는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장료를 받거나 돈을 받고 책을 판매하는 등 금전적 댓가를 받는 것을 절대 불가하기로 정했다"며 "자신이 쓴 책을 홍보하기 위해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막지 않겠지만 모금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의원이 돈을 들여 출판기념회를 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회법에 따라 예정된 본회의, 상임위 회의가 전혀 열리지 않을 때나 국회의원이 구속됐을 경우 국회의원 수당이 지급되지 않도록 '국회의원수당법'을 개정키로 했다.
국회의원의 겸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겸직을 불허하되 공익 업무는 예외로 해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끝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회 선출 2명, 대법원장 지명 2명, 선관위 위촉 1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두도록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발의키로 했다.
각각의 법안은 황영철 의원(공직선거법 개정안), 서용교 의원(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 민현주 의원(겸직금지·윤리특위 강화방안), 하태경 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이 각각 대표 발의했으며, 이날 의총에서 당 소속 의원들의 추인을 받음에 따라 당론으로 결정됐다.
안 간사는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리면 야당과 해당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왼쪽 네번째)를 비롯한 새누리당 보수혁신특위 위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보고를 앞두고 인사를 하고 있다.ⓒNews1
◇갈등 휩싸인 '불체포특권 폐지'.."추후 재논의"
의원들 사이에 가장 많은 이견을 보였던 안건은 '불체포특권 폐지'로 법률적 해석에 따라 위헌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 간사는 "헌법을 개헌하기에는 현 단계에서 불가능한 부분이 있는데 법안을 통해 불체포특권 내려놓기로 하자고 하다보니 모두를 만족시키는 법안을 만들긴 힘들었다"며 "기명투표나 72시간 후 자동부결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했지만 100% 완결된 안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의원들이 이 부분을 지적해줬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모든 의원들이 동의했다"면서 "앞으로 법률전문가들과 논의를 통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1일 김문수 보수특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각종 혁신안을 소속 의원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보고 했으나 당내 강한 반발기류에 부딪혀 퇴짜를 맞은 바 있다. 소속 의원들은 보수혁신위를 '불통혁신위', '인기영합형 혁신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큰 갈등없이 혁신안이 통과됐다. 이 과정에는 김무성 대표의 설득이 주효했다.
이날 김 대표는 "지금 혁신이 대세다. 기업도 혁신하지 않고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도 정치혁신과 새누리당의 혁신을 바라보고 있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의원들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