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소기업과 농축수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공영TV홈쇼핑 '제7홈쇼핑'의 밑그림이 공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9일 창의·혁신상품, 중소기업제품, 농축수산물의 유통을 전담하는 종합 글로벌 유통 채널 구축을 위한 시발점으로 '공영TV홈쇼핑 승인 정책방안(이하 정책방안)'과 '공영TV홈쇼핑 승인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에 따라 미래부는 오는 10일부터 3주간 승인 신청 공고를 하고 29~31일 총 3일간 사업자 신청 접수를 받는다. 가장 최근 출범한 홈앤쇼핑이 승인에서 개국까지 6개월 정도가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7번째 홈쇼핑은 내년 1월 중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하고 여름을 전후로 방송을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구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정책진흥관은 9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공영TV홈쇼핑 승인 정책방안'과 '공영TV홈쇼핑 승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사진=김진양기자)
공영TV홈쇼핑 신설은 지난 8월 개최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결정됐다. 당시 미래부는 시장경쟁에서 자유로운 공영 구조의 TV홈쇼핑을 만들어 초기 창업기업, 중소기업, 농축수산 관련 상품 소개·판매의 장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경제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후 미래부는 유통·방송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 관련 기업, 관련 정부부처, 시민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정책방안을 확정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각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기본계획에 반영하려고 노력했으며 TV홈쇼핑과 관련한 제반 정책을 통해서 제안 받은 사안들을 추진해 나가려 한다.
◇"공적 성격가진 신규 홈쇼핑 필요해"
미래부는 공영TV홈쇼핑 신설의 배경을 '신규 사업자의 필요성'과 '공영 사업자의 필요성' 두 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신규 사업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오프라인 매장 입점에 한계가 있는 스타트업·벤처, 영세 중소기업이 단기간에 홍보효과를 올릴 수 있는 홈쇼핑의 기능이 부각돼 전용 채널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이다.
TV홈쇼핑 시장의 매출 신장세가 주춤하는 등 업황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미래부는 "지난해 기준 TV홈쇼핑의 평균 영업이익률(15%)은 타 유통업 평균치를 크게 상회해 경제성 측면에서도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부는 "기존 공적 성격의 TV홈쇼핑사가 당초 설립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각 분야의 판로 확대라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이 사실"이라며 공영 사업자가 더 필요한 이유를 전했다.
미래부는 NS홈쇼핑, 홈앤쇼핑 등이 농축수산물과 종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을 높여 해당 상품의 판로 개척에는 도움이 됐지만 민간 TV홈쇼핑사와 같이 이윤 추구를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해 상품 공급업체의 진입장벽을 낮추는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공적 성격 기관이 출자자로 참여했고 편성 비율에 일부 공적인 의무가 부과됐지만 경영 원칙이 민간 사업자와 크게 다를바 없었고 공적 목적 달성을 촉구할 관리 수단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민간 홈쇼핑과는 달라"..중기제품·농축수산물 100% 편성
미래부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듯 공영TV홈쇼핑이 승인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정책 방안을 꾸렸다.
미래부 출자자를 공공기관, 공익목적을 위해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법인, 비영리법인으로 한정하고 최소 납입자본금 규모는 800억원으로 규정했다.
운영 수익은 판매수수료 추가 인하, 생산자업체 육성, 소비자보호, 중기 해외진출 지원 등 전액 당해 홈쇼핑 운영에만 사용할 수 있다. 출자자 배당은 원칙적으로 금하지만 임직원의 사기고양, 동기부여를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방송취급고의 20% 수준으로 책정했다. 다만 사업 초기(3년간) 경영의 어려움을 고려해 기존 TV홈쇼핑사 전년도 평균 판매수수료율의 70% 범위(약 22.5%)에서 정부와 협의해 결정토록 했다.
황금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송출수수료 지출 경쟁은 지양키로 했다.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을 고려했을 때 중간 영역은 분명히 존재할 것으로 보고 합리적 채널 확보 계획 수립을 심사항목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계획의 타당성과 이행 의지가 부족하면 구체적인 이행사항을 승인 조건으로 부과할 방침이다.
상품 편성은 100% 중소기업 제품, 창의·혁신상품, 농축수산물로 채워진다. 중소기업 제품은 지난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정한 기준을 기반으로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할 예정이며, 창의·혁신상품은 아직까지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지는 않았다.
이 밖에 미래부는 주문·결제·배송 등 상품구매 전과정의 혁신과 해외시장 진출지원 시스템 마련 등 종합 글로벌 유통채널 구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며, 납품업체와의 공정 거래 관행을 정착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정구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관은 "민간 사업자에 버금가는 매출을 올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찾지 않는 형식적 채널을 만들려는 것도 아니다"라며 "영세 사업자들이 충분히 만족할만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