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주력품종 봉형강에서 판재류로 이동

입력 : 2014-12-10 오후 4:20:1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철강 전방산업의 흥망성쇠가 주력품종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업종별 경기에 따라 수요처가 원하는 품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는 현대제철의 경우 기존에는 주로 건설 분야에 사용되는 철근, H형강 등 봉형강류가 주력제품이었지만 최근에는 봉형강류의 판매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든 대신 판재류의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10일 현대제철(004020)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10.53%였던 판재류의 매출비중은 지난해 말 53.5%로 5배가량 상승한 반면 봉형강류 판매비중은 2006년 69.71%에서 지난해 말 35.6%로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봉형강류 매출이 70%에 육박했던 2000년대 중반은 판교·파주·김포 신도시 분양이 시작되고 다세대주택 건설 붐이 일어 건설 및 토목 경기가 활발했던 때다. 하지만 2010년대 접어들면서 건설경기는 가라앉고 자동차 시장이 부상하면서 자동차강판 등 판재류 판매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 3분기의 경우 판재류와 봉형강류 생산량은 각각 305만6000톤, 155만톤으로 판재류가 봉형강류에 비해 약 2배정도 많았다. 매출액도 판재류 2조6093억원, 봉형강류 1조2317억원으로 역시 판재류가 2배 정도 높았다.
 
현대제철은 범현대가에 다양한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을 갖고 있다. 현대차 그룹 내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계열 회사와 현대하이스코, 현대BNG스틸 등 철강 계열사,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건설 계열사 그리고 현대중공업 그룹 내 조선 계열사 등이 모두 포함된다.
 
올해 판매량 기준 범현대가에 대한 판매 비중은 30%대 후반대로, 이중 마진율이 높은 자동차강판 등 판재류의 경우 50% 정도가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계열사로 추정된다.
 
최근 건설, 조선 등 철강 전방산업 경기 침체로 철강재 수요가 줄면서 캡티브 마켓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경쟁사에 비해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수입재 공세 강화와 수요 감소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당진제철소 부지에 봉형강 60만톤, 선재 40만톤 등 연산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신설하고 동부제철 인수에 성공하면서 특수강 분야로 사업군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체로 보면 자동차 생산 수직계열화 체제를 완성하는 동시에 특수강 시장 진출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묘수다.
 
지난달 5일 기준 특수강 공장의 종합공정률은 19.5%로 내년 6월 시운전에 착수하고 2016년 2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수강 공장 신설에는 총 8442억원이 투입되는데 올 3분기까지 1884억원이 집행됐다.
 
지난달 28일에는 현대제철(50%)을 비롯해 현대하이스코(10%), 현대위아(40%)가 공동으로 동부특수강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본 계약을 체결했다.
 
동부특수강은 특수강 선재를 자동차용 부품으로 재가공하는 곳으로 봉강 10만톤, 선재 20만톤 등 연간 30만톤의 특수강 가공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출로 기존 특수강 시장 선도업체인 세아그룹과 맞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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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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