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배경과 향후 태양광 사업 전략을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솔라원)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생산능력 기준 뿐만 아니라 매출, 시장점유율, 영업이익률에서도 1등을 하고 싶습니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통합법인을 이끌게 된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이사는 11일 "태양광 업계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기업이 되겠다"면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남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배경과 향후 태양광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앞서 한화케미칼은 8일(현지 시각) 한화솔라원이 미국에서 신주발행 방식으로 한화큐셀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통합법인의 생산능력은 셀 기준 3.28GW(기가와트) 규모이며 전체 매출은 올해 기준 2억4000억원 수준이다.
합병 법인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한화큐셀의 본거지인 독일 탈하임 사업장은 기술혁신센터(R&D)로 싱크탱크 역할을 맡게 된다. 제조 부문은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 중국 치동, 한국 음성, 독일 탈하임 등 4곳이 담당할 예정이다. 남 대표는 "독일 기술혁신센터에서 선행기술을 개발하면, 중국에서 상품화를 추진하고 이를 말레이시아와 중국, 한국에서 생산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통합법인 출범으로 반덤핑 관세 부담을 덜고, 비용부담도 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솔라원은 중국에 생산 본거지를 둔 탓에 유럽과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담을 떠안아야 상황이다.
유럽은 중국에서 생산된 태양광제품에 대해 최저 가격제한제로 물량을 제한하고 있고,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월부터 중국 소재 기업에 20% 이상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중국산 모듈 뿐만 아니라 대만산 태양전지(셀)도 반덤핑 관세 품목으로 지정해 중국 기업들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화솔라원은 큐셀과의 합병으로 말레이시아산 셀을 채택할 수 있게 돼 반덤핑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통합법인은 마케팅과 물류비, 연구개발 등에서 비용 절감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구매도 한꺼번에 이뤄져 원가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한화솔라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서정표 한화솔라원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는 "반덤핑 문제로 그간 미국과 유럽을 별도로 나눠 영업조직을 꾸렸는데, 통합법인 출범으로 영업조직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게 됐다"면서 "연구개발도 그간 각자 독립적으로 지출해왔으나 앞으로 독일 기술혁신센터에서 담당하게 되는 등 중복되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합리적으로 비용을 지출하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화솔라원은 제조업 대신 발전사업(다운스트림)으로 집중하는 전략으로 태양광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영업이익률이 모듈의 경우 1~2%에 불과한데 반해 발전사업은 7~10%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태양전지 모듈은 앞으로 최소 4~5% 정도 떨어지는 등 앞으로 가격이 상승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태양광 사업을 기존 제품 중심에서 솔루션 중심으로 개편해 발전소 시공과 운영, 개발 등을 아우르는 형태로 사업구조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법인의 내년 목표는 매출액30억달러(한화 3조3000억원), 영업이익률은 6%다.
남 대표는 "2020년에 태양광발전의 설치량이 90GW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명실상부한 1등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