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입수 확인' 박지만, 무슨 조사 받을까

정윤회와 대질 여부 관심..'미행설' 두고 '앙금'

입력 : 2014-12-12 오후 3:30:51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검찰 수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에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세계일보'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나란히 12일 언론을 통해 청와대 문건을 박 회장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에 대한 소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태도도 박 회장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박 회장의 최측근 인사를 문서 작성과 유출의 핵심 멤버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번 기회에 '비선'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는 12일자 신문을 통해 확보해둔 청와대 문서를 지난 5월 14일 박 회장을 직접 만나 문건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건넨 문건은 A4용지 100여쪽 분량으로 주로 박 대통령 일가의 사생활을 다룬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박 회장과 접촉한 이유에 대해 '정보 확인'과 '청와대 보안시스템에 대한 경고 필요성'이라고 언급했다.
 
조 전 비서관도 이날 보도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 퇴직한 후인 지난 6월말 누군가로부터 문건을 건네받았고, 이를 박 대통령에게 알리기 위해 박 회장에게 문건을 건넸다고 밝혔다. 검찰도 청와대 문건이 박 회장에게 건네진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문건' 받은 박지만..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청와대의 공식 문건이 사인(私人)인 박 회장에게 건너간 것이 확인된 이상, 박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근무 종료 후 청와대 문건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소한 박 회장에게도 박 경정에 버금가는 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14조에서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파기·손상·은닉·멸실·유출 및 국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법 30조 2항에서는 '은닉' 혐의에 대해선 '유촐' 등과 마찬가지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박지만 EG 회장 ⓒNews1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가 현재 청와대 문건 유출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문건을 건네받은 박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현재 공식적으로 박 회장에 소환 통보를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조율을 거친 후, 이르면 다음 주 안으로 소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와 조 전 비서관은 모두 박 회장에게 문서들을 건네면서 청와대에 이를 전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해당 문서들이 실제 건네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이 부분도 검찰 수사가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행설 보도' 정윤회-박지만 대질 성사여부 관심
 
박 회장이 출석 할 경우, '정윤회 문건'과 관련해 '문건 진위' 등을 수사 중인 형사1부(부장 정수봉) 조사도 진행 될 전망이다.
 
형사1부는 현재 정윤회씨와 관련해 여러 건을 수사 중에 있다. '정윤회 문건'과 관련돼 정씨와 청와대 비서진들의 명예훼손 고소건과 '정윤회 문건'을 근거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씨와 청와대 비서진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배당돼 있다.
 
여기에 정씨가 '박지만 미행설'을 보도한 '시사저널'을 고소한 사건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씨가 지난 10일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박 회장과의 대질 조사를 강력히 원한 이유다. 박 회장 측은 그동안 검찰 조사를 거부해왔고, 정씨와의 대질 조사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박지만 EG 회장. 사진은 지난 2012년 8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에서의 모습. ⓒNews1
 
박 회장은 여기에 더해 '정윤회 문건'의 작성 경위와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씨가 지난 10일 검찰에 출석하며 "불장난에 춤춘 사람"이 박 회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자체 감찰을 통해 "조응천 전 비서관, 박관천 경정 등 7명이 '정윤회 문건'을 작성과 유출을 주도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비서관은 이런 청와대의 감찰 결과에 "조작"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靑이 박지만 힘 빼려 작정"
 
해당 모임에는 박 회장의 측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에 대한 소환이 이뤄질 경우, 결국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의 이 같은 강경 기류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제기돼온 비선 의혹을 깔끔히 정리하고 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들과의 오찬에서 박 회장과 관련해 "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이 그동안 국정원장·언론 등과 접촉을 해온 것이 드러난 상황이 박 대통령의 이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확실히 문고리(3인방)들을 신뢰하는 거 같다"며 "이 기회에 박 회장의 힘을 빼려 작정 한 게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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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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