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망산업 육성중심인 서비스산업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산업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서비스산업 정책은 제조업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조업에서 중간재로 활용되는 정보통신, 금융, 사업서비스 등 중간재형 서비스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서비스업의 부진을 지적했다. 선진국 기업들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반면 제조업 위주인 우리 기업들은 중국을 비롯한 후발개도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로 중간재형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을 꼽았다. 중간재형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다보니 제조업과 융합하더라도 제품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부가가치/취업자수)은 2012년 기준 제조업의 46.6% 수준으로, 제조업 강국인 일본(83.0%)과 독일(72.8%)에 크게 못 미친다.
중간재형 서비스업의 제조업 대비 노동생산성을 비교하면 정보통신업의 경우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73.7% 수준으로 일본(164.7%), 독일(105.0%)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보험업도 우리나라는 95.3%로 제조업에 못 미친 반면 일본(136.3%), 독일(107.3%)은 제조업보다 높았다.
2012년 기준 OECD 국가의 서비스업 생산성 순위를 살펴봐도 국내 정보통신업의 노동생산성은 25개국 중 22위, 금융·보험업은 21위를, 사업서비스는 24개국 중 17위에 불과했다.
이시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제조업 경쟁력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중간재형 서비스업의 경쟁력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중간재형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제조업이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고, 이로 인해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 만큼 제조업과의 시너지 여부를 정부의 서비스산업 정책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상의가 서비스기업 4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산업 정책과제로 가장 많은 기업들이 ‘'규제개선 등 제도적 여건 조성'(32.3%)을 꼽았다.
이어 '전문인력 양성 등 인프라 확충'(30.6%), '선순환 성장사다리 구축'(14.9%), '자금조달 지원 확대'(12.9%), '글로벌 기업화를 위한 해외진출 지원'(9.2%)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업이 해야 할 일로는 '융복합 등을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41.0%)을 가장 많이 꼽았고, 'R&D를 통한 기술혁신'(35.1%), '시장확대를 위한 해외진출 추진'(13.9%), '규모확대 등 생산성 제고 노력'(9.2%) 등을 차례로 꼽았다.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과 제조업 부활을 노리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사이에서 우리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융합과 동반성장을 통해 우리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