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막바지에 다다른 2014년 증시. 올해도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환율과 유가 악재에 발목잡힌 코스피의 2000선 안착도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도 악재는 시장을 짓누를 전망이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이 자리하면서다. 상장사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또한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더한다. 반면 배당 증가 가능성과 중국 성장에 따른 수혜 등 호재도 공존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안개속에 가린 내년 증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주요 업종별 전망을 심층 진단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올 한해 부진했던 운송장비업종이 내년에도 급격한 성장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종은 경쟁 심화와 저성장 우려가 지속되면서 이익 성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낙폭 과대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과 신차 효과, 주주친화정책 결과에 따른 긍정적 성과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있다.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조선업종의 경우는 일단 바닥 탈출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과 LNG 중심의 수주 호조 등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단,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수주 성과 등을 감안한 신중한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운송업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육상, 항공, 해운 모두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 하락에 따른 수혜와 택배업 성장, 비용절감 등이 업체별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황개선 제한적..'저성장·경쟁심화' 우려
내년 자동차 업종의 업황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증가율 둔화에 따른 저성장과 경쟁심화 등이 우려 요인이다. 또 엔화 약세 확대에 따른 일본 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 악화와 내수 시장의 수입차 공세 확대에 따른 전반적인 시장 성장률이 둔화 전망도 부담이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추이와 전망.
(자료=J.D.Power,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2013년 이후 성장세가 계속 둔화될 전망으로, 2015년은 전년대비 2.9%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러시아, 브라질 등 대형 시장의 침체와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이머징 마켓 성장을 크게 둔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수요 정상화는 마무리됐고, 유로존과 일본의 회복 탄력에도 긍정적 기대가 어렵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 영향이 본격화되고, 유로존의 경기부양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을 감안할 때 내년 자동차 시장 흐름은 '상고하저(上高下低)'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시장 내 경쟁심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이익성장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현재의 박스권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성장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와 펀더멘털 간의 괴리가 크기에 투자자들에게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년 자동차 섹터의 투자전략은 '쌀 때 사서 트레이딩(Trading)을 잘하자'라는 것과 '미래를 사자'로 요약할 수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현재 저평가 구간이라는 점과 성장이 기대되는 부품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가와 펀더멘털 간의 지나친 괴리는 투자 기회요인 될 것. (자료=하나대투증권)
이현수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업황 전망이 다소 부정적이지만 이미 대표주들의 주가는 카드 대란으로 내수 판매가 급감했던 2003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수준과 다르지 않아 저가 매수 후 보유 전략이 유효하다"며 "다만 투자 심리 회복을 위해 주주친화정책의 현실화와 본업의 이익 안정성 확인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평가했다.
경쟁 심화 속에서 자동차 업종 내 최대 화두는 '친환경'과 '하이브리드'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지배구조 이슈와 주주가치 제고 노력 등도 점검해야 할 포인트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에도 경쟁환경을 염두한 선별적 투자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일부 연비·안전 규제 강화 관련 아이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의 경우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중국 법인의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타이어 업황은 글로벌 수요 둔화 확대, 경쟁 심화에 따른 제품 가격 추가 인하 가능성, 선두업체와 중국업체의 공세 강화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단, 단기적으로 중국산 타이어의 미국 반덤핑 부과 결정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종에 전반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신차 효과 등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국내 자동차·타이어 업체들의 실적 호조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수익성 높은 SUV 판매증가와 타이어 업체는 수요 증가와 함께 해외 생산설비(Capa) 증가 효과도 누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완성차 펀더멘털 개선 요인인 신차 효과가 현대차보다 높고, 원화 약세에 대한 이익 개선 정도가 현대차 보다 높을 것"이라며 "현대위아는 현대차 그룹의 전략적인 수혜로 2016년 이후 높은 외형성장과 친환경 전략 수혜가 예상되고, 한국타이어는 높은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현재 환경에서 경쟁력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조선, 바닥 탈출 기대..LNG 호조 전망
올 한해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업종은 내년에 최악의 상황은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은 대바닥을 지나 기저효과에 따른 개선이 예상되고, 액화천연가스(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로의 수주가 양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소들이 올해 수주와 실적 측면에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2015년의 상황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주면에서는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의 발주가 올해대비 증가하며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가뭄을 해소할 것이며, 실적면에서는 올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던 조선소들이 내년에는 올해 대비 큰 폭으로 적자를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 신규 수주금액, 조선업종 지수 추이와 전망. (자료=Clarksons, 신한금융투자)
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어닝쇼크 우려는 완화된다"며 "유가 하락과 환율을 넘어야 할 허들이지만 선박과 해양 모두 올해 발주 급랭기에서 벗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현 연구원은 "가스 수입국들의 LNG선 발주와 생산국들의 LNG 생산설비 발주가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며 "해빙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논는 속도가 빨리지기에 부진했던 기업들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시점으로, 실적과 해양 쇼크, 지정학적 리스크의 삼중고가 해소될 2015년은 저점 매수 적기"라고 평가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조선업종 투자유망주로
대우조선해양(042660),
현대중공업(009540)을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 왕자로 변모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실적 안정성이 높으며 양호한 수주가 예상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도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반면 글로벌 투자 사이클 축소와 유가 하락, 해양 플랜트 발주 감소, 중국 조선소의 추격 등 우려 요인이 그대로 존재하기에 중장기적으로 조선업종의 투자매력이 매우 적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규모 실적 악화로 인한 주가 하락은 조선업종을 다시 판단해야하는 기회가 되고 있는데,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낙폭 과대로 인한 투자 매력은 단기에 그칠 뿐, 중장기적으로 투자매력이 매우 적다"며 "조선업종 투자시기는 생산능력 축소와 선박 연료 변화에 따른 발주 증가가 나타날 때"라고 진단했다.
◇운송, 육해공 모두 기대..유가 하락 수혜 업체 주목
운송업종도 내년에는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낮은 유가는 운송업체의 연료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유류비 비중이 높은 업체 중심의 이익 확대가 전망됐다.
◇유가 급락은 운송업체에게 일단 수혜.
(자료=Bloomberg, KB투자증권)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운송업체 비용이 감소하며, 연료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업체별 연료비 비중은 항공업체 35%, 해운업체 20%, 육상운송 5% 내외"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 연구원은 "국내 주요 운송업체의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3% 증가한 2조1755억원이 전망된다"며 "항공업체는 비용 절감과 중국, 일본 등 단거리 노선 회복으로 이익 성장에 대한 가시성이 높고, 내년 실적에 따른 주가 모멘텀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물류업종, 특히 창고업종에서의 업황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물류업종에서는 택배업에서 본격적인 가동률 임계치 도달과 함께 요율 본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특히 2000년 초반까지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었던 창고업종은 업체의 통합과 대형화에 힘입어 고마진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은 최악의 상황을 지나 이익 개선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평가다. 운임 인상보다는 비용을 줄여서 돈을 버는 상황이 정착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해운사 가운데 벌크 선사들은 그간의 손실에서 벗어나 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개선을 나타내고 있고, 컨테이너선사들은 적극적 자산매각을 통한 채무 상환으로 최악의 재무 위기는 넘긴 상태"라며 "해운사들은 운임인상 보다 비용절감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해운업체는 올해 383억원 적자에서 내년에 흑자전환해 내년 영업이익 1883억원이 예상된다"며 "다만 컨테이너업체들은 업체들간의 경쟁 심화로 운임 하락 가능성이 있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운송업종 시가총액과 영업이익 추이와 전망. (자료=Quantiwise, 하나대투증권)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유가 하락 수혜와 함께 모기업 금호산업 매각 과정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고, 대한항공은 유가 하락 수혜가 예상되지만 점차 계열사 지원 문제가 이슈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CJ대한통운은 해외 업체 M&A를 통한 해외 고객 확보 시도와 우수한 택배 원가 경쟁력이 긍정적이고, 대한해운은 견조한 이익 증가와 팬오션 인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