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연간 판매 대수 800만대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에 만족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이 연초 세운 연간 목표는 786만대다.
정 회장은 1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차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관하고 올해 지역별 실적 및 주요 현안을 공유하는 한편 내년 생산·판매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요 국가 해외법인장 6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 한 해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목표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내년 글로벌 전략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먼저 "800만대에 만족하기엔 갈 길이 멀다"며 "800만대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장 환경에 대해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자동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환경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뿐"이라며 "성과에 취하거나 불안한 세계경제 전망에 위축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내년에 새로운 친환경차들을 글로벌 주요 시장에 선보이는 만큼 철저한 준비로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725만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692만대) 대비 4.8% 증가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2.5% 늘어난 103만대를, 해외에서는 주요 지역별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5.1% 증가한 621만대를 판매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년 자동차 시장이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성장을 주도하며 올해보다 3.9% 증가한 871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유가 및 원자재가 하락 기조는 현대·기아차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엔화가치가 원화보다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일본 메이커들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들의 경제 악화가 자동차 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차급별로는 중국과 유럽, 신흥시장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SUV 차급과 함께 친환경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친환경차 시장은 글로벌 메이커들의 신차 출시와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 확대에 힘입어 올해(196만대)보다 22.2% 증가한 240만대까지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에 자사 최대 베스트셀링카인 아반떼 신형 모델을, 기아차 또한 자사 대표 글로벌 모델인 신형 K5를 전장에 내세운다. 글로벌 SUV 시장 성장에 따라 신형 투싼ix와 신형 스포티지R도 판매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최초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국내와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한편, 성능 및 연비를 업그레이드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신형 K5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 차세대 시장으로 부상한 친환경차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