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변신 소니, 영화에 '울고' 게임에 '웃고'

입력 : 2014-12-15 오후 2:27:57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소니가 영화에 울고 게임에 웃으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영화사 내부 시스템 해킹사태로 곤혹에 처한 가운데, 게임 분야에서는 잇단 호재를 맞았다.
 
최근 소니의 영화사업을 담당하는 소니픽쳐스는 최악의 해킹 스캔들에 휘말렸다. 지난달 말 발생한 내부 시스템 해킹의 여파가 최근까지 지속되면서 최악의 연말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픽쳐스는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해 내부 시스템이 마비되고 미개봉작 4편을 포함한 5편의 영화 관련 내용 등이 유출됐다. 또 출연 배우들의 출연료가 유출되는 과정에서 주요 남녀배우의 출연료가 다르다는 이유로 성차별 논란에 휩싸이는 등 다방면에서 타격을 받고있다.
 
최근 흑자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던 영화 사업에 예상치 못한 해킹 사태로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다. 소니의 영화 사업은 지난해 전체 사업에서 약 10%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필두로 하는 게임사업은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소니의 대표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의 판매량부터 심상치 않다. 플레이스테이션4는 출시 9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역대 소니 게임 콘솔 중 가장 빠른 판매속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출시 20주년을 맞아 발매 예정인 한정판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 역시 게임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는 소니에게는 호재다.
 
특히 아시아 최대 게임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점은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중국은 지난 2000년 이후 유해성을 이유로 현지에서 콘솔 게임의 판매를 금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규제를 완화하며 내년 1월을 시작으로 콘솔게임 시장이 열리게 됐다. 콘솔게임 중심으로 게임문화가 조성된 북미 및 유럽과 달리 온라인 중심이던 아시아 시장 공략에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소니 게임사업을 담당하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15일 "다음달 10일 본격적인 제품 출시와 사업시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아시아 최대 게임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진출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도쿄게임쇼를 통해 공개한 가상현실(VR) 헤드셋 '프로젝트 모피어스'는 소니의 새로운 카드다.
 
소니는 모피어스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비디오 게임 매니아를 위한 제품임을 표방하는 동시에 여러 제조사들의 스마트폰·태블릿 등과 연동한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발할 계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게임 사업을 독자적이고 한정된 생태계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소니의 장기적 포석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소니는 지난달 TV사업 부진과 스마트폰 사업의 사실상 실패를 인정하며 사업의 무게 중심축을 이미지센서와 게임분야로 이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3개년 계획으로 이미지 센서와 게임사업 매출 확대를 내세웠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 기존 1조4000억엔(약 13조1200억원)에서 오는 2018년 1조6000억엔(약 15조)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약 11%였지만, 이후 지난 9월까지 15%대까지 끌어올렸다.
 
이처럼 영화산업 악재 속에 상대적으로 사업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또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인 게임분야의 호재를 맞아 소니의 성공적인 무게중심축 이동이 가능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전 명가 소니의 부활이 엔터테인먼트에 달렸다.
 
◇소니 비디오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왼쪽)와 가상현실(VR) 체험기기 '모피어스'(오른쪽)(사진=소니)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