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개포지구 5개 단지 재건축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별 다른 움직임이 없어 이달 말 열리는 임시국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개포4단지가 개포지구 5개 단지 중 마지막으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아직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가 남았지만 재건축 단계 중 가장 까다로운 건축심의를 통과해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2840가구의 개포주공 4단지는 재건축 후 최고 34층 3256가구로 재탄생한다.
하지만 매도 호가만 소폭 오를 뿐 정작 계약은 급매물 위주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4단지 전용면적 35㎡는 현재 5억5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며 일주일 전에 비해 1000만원 가량 올랐고, 42㎡도 6억3000만원으로 같은 기간 900만원 정도 올랐다.
개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는 최고 매도 호가에 매달려 더 이상 가격을 내릴 의사가 없고 매수자는 높은 가격에 매수할 의사가 없다"며 "4단지의 경우 소형 위주로 급매물은 가끔 계약이 이뤄지는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개포4단지 조감도 (사진=서울시)
지난 2일에는 개포2단지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마쳐 오는 2016년이면 1957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포지구에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재건축 사업에 종지부를 찍은 단지지만, 예상과는 달리 시장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2단지 전용 25㎡는 현재 시세가 4억3000만원으로 지난주보다 500만원 가격이 빠졌고, 53㎡도 같은 기간 7억8500만원에서 7억8000만원으로 호가가 하향 조정됐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재건축의 마지막 단계나 다름없는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지면 부동산 시장이 난리가 났었는데 가격이 오르기는 고사하고 가격이 빠지기까지 한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다 추가부담금이 높아 매수자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개포지구에서는 주공3단지와 시영아파트가 사업시행인가를 마치고 내년 중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1단지는 건축심의 통과 후 내년 사업시행인가 신청 준비 중에 있다.
이렇듯 재건축 사업 추진이 순조로운 것과는 달리 시장의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는 데는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회에 묶여 있는 부동산 3법은 ▲재건축 초과이익 5년간 유예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조합원 2주택 이상 분양 허용 등의 법안으로, 기본적으로는 모두 규제를 풀어 시장을 활성화 하자는 데 취지를 두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을 주도하던 재건축 아파트는 규제완화 정책의 후속 입법을 기다리고 있고, 실수요자 역시 저가매물 소진 이후 추격매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이 연내 통과하더라도 시장이 살아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직도 종합부동산세 등 다주택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세제가 버티고 있는데다, 근본적으로 경기가 살아나야 매수 심리도 회복될 거라는 얘기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는 부동산 3법의 국회 통과 여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신규 분양시장이 아닌 이상 수도권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가운데, 내수 경기가 활성화되고 아직 남아있는 부동산 관련 세제들이 개혁되는 것에 기대를 걸어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