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FOMC, 새로운 가이던스 제시..월가 "시장 친화적"

'상당 기간' 사실상 삭제..일부에선 혼란도

입력 : 2014-12-18 오전 11:36:05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종료됐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자산매입 종료 이후에도 저금리를 '상당 기간'(considerable time) 유지한다는 문구는 '인내심을 가질 것'(be patient)이라는 새로운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로 대체됐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내년 중반까지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마지막 FOMC 회의 종료..美 경제 자신감 드러내
 
(사진=로이터통신)
17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에서 연준은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는데 인내심을 갖겠다"며 "양적완화 종료 후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이전 포워드 가이던스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용 시장 회복을 중심으로 경기 활동이 완만한 속도의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연준은 미국 경제가 내년에 2.6%~3% 사이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고 실업률은 5.2%~ 5.3%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내년에 물가는 유가 하락으로 1~1.6% 수준을 나타낼 수 있지만 점진적으로 2% 목표치를 향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내년에 소폭 하락한 후 2016년 말에는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 시기를 예전보다 더 늦춰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내년 말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가 1.125%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1.375%보다 낮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2016년 기준금리 전망치는 기존 2.875%에서 2.5%로 낮아졌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연준 위원들 간에 의견 마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에 따르면 리처드 피셔 달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 3명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연준의 회의 결정에 3명이나 동의하지 않은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상당 기간' 문구 삭제 여부 놓고 논란.."사실상 삭제된 것이나 마찬가지"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상당 기간 문구의 삭제 여부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문구가 어떤 방식으로라도 수정되거나 삭제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성명서에서 연준은 이 문구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새로운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상당 기간 문구가 대체됨으로써 사실상 삭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벤 가버 무디스 애널릭틱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은 연준이 상당 기간이라는 단어를 아예 삭제하길 기대했지만 완전히 삭제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연준이 새로운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이전의 가이던스는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또한 연준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상당 기간 문구를 삭제하기 위해 두 문구를 모두 성명서에 언급했다는 설명도 있다. 
 
스턴 에이지의 린지 피에자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정확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번 문구 교체함으로써 상당 기간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시장의 충격을 피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문구가 완전히 삭제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 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댄 그린호스 BTIF 전략가는 "성명서에 왜 두 가지 문구를 모두 언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시장의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연준 위원들 사이에 의견 마찰이 있었던 만큼 연준 내에서도 기준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의견차가 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시장 친화적..금리 인상은 내년 중반"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전반적으로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주 내내 하락세를 이어갔던 뉴욕 증시는 FOMC 회의 내용을 확인한 후 1%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이 비둘기 모습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준 금리 정상화가 앞으로 두세 차례(next couple of)의 회의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이 두세 차례가 좀더 정확히 몇 번을 의미하는지를 묻자  "사전적으로는 2를 의미한다"고 대답했다.
 
따라서 내년 FOMC 회의가 1월, 3월, 4월에 열리는 것을 고려할 때 적어도 내년 1월과 3월에는 금리 인상이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따라서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년 중순 이후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더그 코테 보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전략가는 "연준은 매우 비둘기파적이였고, 금리 인상에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7월 또는 4분기 이후가 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우성문 기자
우성문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