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울티마, 드래곤퀘스트, 워크래프트 등은 이름만으로 즐거운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아무리 강조해도 콘텐츠 산업에서 IP(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튼튼한 팬층을 보유한 많은 게임들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 가장 눈에 뛰는 게임은 단연 지난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장수게임인 웹젠의 ‘뮤’다.
지난 6월 중국 웹게임사 ‘37요우시’는 ‘뮤’의 IP를 활용한 웹게임 대천사지검을 출시했으며, 역시 중국의 모바일게임사 ‘킹넷’은 지난달 25일 전민기적(모바일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버전 게임을 출시했다.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게임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사이에, 웹젠은 IP를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대륙으로 진출했다. 내수시장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 게임사가 만든 ‘뮤’ 관련 게임들의 성과는 매우 놀라운 수준이다.
(사진=웹젠)
IM투자증권에 따르면 웹젠은 대천사지검 로열티 수익으로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 성장한 240억원, 영업이익은 188% 늘어난 108억원을 기록했다.
또 최근 출시된 전민기적이 중국 iOS 마켓에서 출시 3일만에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눈부신 성과를 내며, 모회사인 NHN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까지 상승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뮤’의 활약이 돋보인다면 일본시장에서는 부산의 스타트업 게임사 ‘트리노드’가 맹활약하고 있다. 트리노드가 지난 9월 출시한 ‘라인 포코포코’는 지난해 출시된 퍼즐게임 ‘포코팡’의 후속작으로, 출시 이후 꾸준히 전체 매출순위 10위권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시장은 잘라파고스(일본과 갈라파고스의 합성어)라고까지 불리며 세계 유수의 게임사들도 고전하고 있는 곳이지만, 포코포코는 퍼즐게임의 재미와 동시에 독창적인 케릭터로 일본 스마트폰 게임 중 손꼽히는 IP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애플 앱스토어)
한국 시장에서도 우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시장 개척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자사의 간판 타이틀을 모바일 라인업 전면에 배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최근 위메이드도 간판 모바일 IP인 ‘윈드러너’의 RPG 버전인 ‘윈드소울’이 성공하며, 오랜 신작 흥행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게임산업은 플랫폼의 혁신과 새로운 기회를 게임사들에게 제공해 왔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은 과거 오프라인 PC게임이 온라인 게임 시장으로 변하는 순간과 함께 탄생했으며,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개화기에는 선데이토즈,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등 신생 게임사들이 기회를 잡아왔다.
이들 게임사들이 오랜 시간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플랫폼 변화기에 최적화된 게임을 내놓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후에는 브랜드 가치를 키워 오랜 시간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치밀한 전략 수립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EA나 블리자드 등이 모바일게임 시장변화에 늦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모바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다”며 “게임사에게 우수 IP는 곧 기업의 미래 가치와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