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지난 9월 독일에서 가전전시회 'IFA 2014'에서 벌어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파손 논란이 이번엔 증거조작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증거조작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데 이어 삼성을 비판하는 성명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21일 LG전자는 지난 12일 세탁기 논란과 관련해 증거위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 임직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LG전자(066570)는 "삼성전자가 LG전자측에 의해 손괴됐다며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한 세탁기 현물이 훼손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언론사에 제공한 동영상에는 삼성전자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세탁기에 여러 차례 충격을 가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그 세탁기가 삼성전자가 증거물로 제출한 세탁기와 동일한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세탁기라면 형사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훼손, 즉 증거위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또 LG전자는 "삼성전자가 특정 매장(자툰 유로파센터)에서 파손됐다고 주장한 세탁기를 증거물로 제출해 줄 것을 계속 요청해 왔으나, 지난 9월11일 매장 측으로부터 증거물을 넘겨받은 삼성전자는 증거물 제출을 계속 미루다가 최근에야 제출했다"며 삼성의 이같은 행동이 증거은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전자는 삼성이 지난 9월에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해당 국가에서 사안을 확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미 9월 4일에 현지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사실을 지적했다. 현지 검찰은 수사 결과 LG전자 조성진 사장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사건의 당사자인 조성진 사장에 대해 출석 불응을 명분으로 출국금지 조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가전전시회 'CES 2015' 참석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검찰에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O로서 연말, 연초 공식 일정이 많아 1월 중순경 참석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LG전자 임직원 4명이 출석해 이미 조사를 받았다"면서 "조성진 사장 조사의 경우 최근 실시된 연말 인사, 사업부 단위 조직 개편, 전사 글로벌회의, 다음 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에 참석해야 하는 만큼 조사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CES는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전시회다. 가전업체들은 CES 참석 이후 사업전략을 검토하고 결정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조 사장 역시 CES 참석은 물론 미국 현지에서 오는 1월 7일 기자간담회를 주관할 예정이다. 때문에 출국 금지 조치는 다소 과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