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1분기 실적 '사상최대' 전망

원료값 내리고 제품값 올라

입력 : 2009-04-14 오후 2:59:00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국내 일부 정유회사들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타 업종과 비교해 석유화학업계의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일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는 석유화학공업협회와 유화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147달러의 고점을 찍고 꾸준히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와 올해 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라는 두가지 호재가 맞물리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은 어느 때 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성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조사분석팀 과장은 “지난해 7~11월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위축을 비롯한 세계적 경기 침체로 에틸렌 가격은 400달러대, 프로펠렌 가격은 500달러대까지 폭락한 바 있다”며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수요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 3월 에틸렌은 600달러대, 프로필렌은 900달러대까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석유제품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인식한 산업계가 올 들어 재고를 확충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지난 2~3월 실제 이용수요 이상의 많은 석유제품을 확보하려는 업계가 급증하면서 석유제품가격 상승기조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원가부담을 던 것도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협회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톤당 1100달러를 웃돌던 나프타 가격은 올 1분기 3분의 1에 가까운 수준인 4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의 수요 증가세가 곧 주춤하고, 중동, 인도를 비롯한 서남아시아 국가의 설비 증설에 따라 공급이 다시 증가하면서 2분기부터는 제품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낙관만 할 수도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영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런 우려는 성급한 감이 있다”며 “전통적으로 3~5월은 농업용 석유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건설 등 대부분의 산업활동이 절정에 이르는 이른바 ‘계절적 성수기’이므로 올해 2분기까지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공급초과에 의한 가격폭락 등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최근에는 시설 가동률을 시장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예전에는 정유시설 대규모 신·증설이 있다고 하면 공급과잉을 우려해 석유제품가격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최대 나프타 분해능력을 자랑하는 여천NCC는 지난해 제품값 폭락으로 가동률을 70% 아래까지 낮췄지만 올해는 시장 상황에 맞게 100% 가까이 가동률을 늘리고 있다.
 
또 SK에너지는 지난해 하반기 가동을 중단한 에틸렌 생산설비 1기를 제외한 모든 화학제품 생산설비를 최근 완전가동하고 있다.
 
이렇듯 지난해 80% 아래까지 내려갔던 석유화학업체들의 설비 가동률은 최근 가동률 조정으로 거의 100%에 달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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