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가 루블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금수조치를 취하자 일부 곡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선물거래소(Chicago Board of Trade) 밀 3월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부셸당 4.2% 상승한 6.325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22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모아 놓은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1.9% 하락했다.
이처럼 다른 원자재와 밀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인 이유는 러시아 밀 수출업자들이 최근 선적 물량을 줄이거나 아예 활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밀 수출국이다. 러시아가 밀 출하량을 줄이면 국제 밀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루블화 약세로 식료품 물가가 솟구치자 러시아 곡물 업자들은 내수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밀 재고를 유지하기로 했다.
실제 러시아 빵 가격은 지난 12월11일까지 한 달간 10%나 올랐다. 메밀 가격은 무려 54%나 뛰었고 토마토 값은 34% 상승했다. 11월 러시아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13%로 집계됐다.
러시아 곡물 수출의 50~70%를 차지하는 업자들은 지난 19일 공식 성명을 내고 "국내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밀 출하를 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루블화 약세로 대미 수출 매력이 반감된 면도 있다. 연초 달러당 33루블에 거래되던 루블화는 현재 58루블 선까지 솟구쳤다. 이런 환율 차이로 연초와 똑같은 양의 밀을 수출해도 훨씬 적은 수익을 거두는 구조가 됐다.
전문가들은 루블 약세로 곡물 수출 조치가 이어지면 지난 2010년 러시아 가뭄 때처럼 밀 가격이 47% 인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