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최근 11년 국내 기업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연평균 27조4000억원 규모로 은행 대출(34조5000억원) 규모 대비 20%(약 7조원) 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은 지난 2003~2013년 평균 19조원으로 2006년(27조4000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 9조1000억원까지 줄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또한 2009년(32조8000억원)을 고점으로 이듬해 1조5000억원, 지난해 12조1000억원 등 정체돼 있다.
반면 은행 등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은 2008년(113조9000억원)을 기점으로2009년 16조9000억원, 2010년 1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감소해 왔으나 최근 다시 급격히 느는 추세다. 최근 2011~2013년에는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를 추월했다.
특히 자본시장을 활용한 자금조달 비중이 높은 미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연도말 잔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내 대출금 대비 주식비중은 1.6배인 반면 미국은 8.6배다. 대출금 대비 회사채 비중도 국내는 0.3배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1.9배에 달한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기업의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2009년 2158억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012년(3244억 달러)부터 증가세에 접어 들었고 2013년 2806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주식이나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그나마 대기업에 편중된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까지 10% 수준에 불과했던 대기업의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2008년 10% 초과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4%를 차지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미국처럼 보증을 통한 신용등급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채무불이행 발생시 채무자 대신 원리금을 상환해주는 채권보증 전문회사, 이른바 모노라인(monoline) 설립 등을 통해 중소기업이 용이하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회사채를 이용한 자금조달이 활발한데다 특히 2009년부터 대출금보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