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한국교육방송(EBS)를 시작으로 지상파 다채널방송(MMS)의 문이 열린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2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제60차 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EBS에 대해 지상파 MMS를 시범서비스 형태로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지상파 MMS는 디지털영상 압축기술을 활용해 1개 지상파채널을 제공하던 기존 주파수 대역(6MHz)을 분할해 여러 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MMS를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무료 보편 서비스 확대를 통해 시청자 편익을 높이고 주파수 이용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이 검토됐다.
방통위가 시범서비스 시행 사업자로 EBS를 선택한 것은 방송통신발전기금, 특별교부금 등 공적 재원의 비중이 높아 타 방송사 프로그램 대비 제작비 규모가 적어 방송시장 경쟁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EBS의 MMS 시범서비스는 내년 1월 말 편성 개편에 맞춰 전국적으로 송출될 예정이며, 디지털 TV로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시청자들은 추가로 1개의 채널을 더 볼 수 있게 된다.
기존의 지상파 EBS 채널에서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던 초·중학 교육, 영어 교육 및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상업광고 없이 편성될 예정이며, 국내 제작 및 외주 제작 편성비율 제한은 적용되지 않는다.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의 무료 콘텐츠 확대는 가계 사교육비 부담 경감과 교육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통위는 시범서비스 결과를 토대로 시청자의 시청행태, 기술적 안정성 및 방송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년 하반기 법·제도 정비 등 MMS 본방송 도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MMS 본방송 도입 시기와 대상, 형태 등이 로드맵에서 규정되면 KBS를 비롯한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MMS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회의에서 고삼석 상임위원은 "지상파 다채널방송은 누구나 시청가능한 실시간 방송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국가 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인 KBS의 위상을 생각해 봤을 때 구체적인 계획들을 조기에 정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김재홍 위원 역시 "가능하면 조기에 KBS에게도 MMS를 허용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방송시장 환경이나 이해 관계때문에 해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각에서 새로운 방송국이 생긴다거나 시장 구조 혹은 광고 시장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이의 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떠나 객관적으로 허용해 줄 조건이 되면 허가해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