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해 '을미년'..흥미로운 지명 속 양 이야기

농경문화로 목양 토착화 못해 다른 동물보다 적어

입력 : 2014-12-24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2015년 을미년(乙未年)이 1주일 남았다. 양은 십이지를 상징하는 동물 중 여덟번째인 동물로, 성격이 온화해 무리지어 살지만 다툼이 없다. 조상들은 양을 어질고 착하며 참을성 있는 동물, 평화와 희생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겼다.
 
그렇다면 국내 지명에 양과 관련된 곳은 얼마나 있을까.
 
24일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양과 관련된 지명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는 150만여개 지명 중 40개가 양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양과 관련된 지명이 가장 많은 시·도는 전라남도로, 신안군 안좌면 박지리의 '노양도' 등 15개가 있다. 경상남도에서는 9곳이 양과 관련이 있었다.
 
지명의 종류별로는 마을 명칭이 23개로 가장 많았으며, 섬 이름이 7개, 산 이름이 6개 등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남부 지방과 섬에 양 관련 지명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는 예로부터 가축 관리가 편리해 섬과 같이 고립된 지역에 방목해 키웠던 것과 관련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양과 염소를 구별하지 않고 쓰는 경향도 있었다. 염소와 양의 모습이 닮아서 붙여진 전라남도 영광군 군남면 백양리 '아양마을',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면 백산리 '양산'등이 대표적이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양의 형상에서 따온 지명도 발견됐다. '양각산'은 봉우리가 뾰쪽한 양의 뿔을 닮았다고 붙여졌으며, '내장산'은 산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며 구불구불 이어진 계산과 산세로 마치 양의 내장 속에 숨어들어 간 것 같다고 해서 유래됐다.
 
양은 종교적으로도 신성한 동물로서 신화나 전설을 주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백양사'에는 불법(佛法)에 감화된 흰양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또 오랫동안 무플을 꿇고 있는 습성과 무릎을 꿇고 젖을 먹는 모습에서 옛 사람들은 ‘은혜를 아는 동물’로 인식하기도 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용 1261개, 말 744개에 비해 양은 상대적으로 관련 지명이 적다"며 "농경문화로 목양이 토착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다른 동물보다 지명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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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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