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29일 오전 체결과 동시에 발효된 한미일 군사정보 약정 체결이 국회의 비준이 필요 없는 형식으로 추진됐다며 절차적 문제점을 꼬집었다.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 반대로 무산됐던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미국을 끼워 3국 MOU(양해각서)로 변경해 체결한다고 한다"며 "한일 군사보호협정이 국민 반대에 봉착하자 국회의 의견을 묻지 않는 MOU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은 외교, 안보에 관해 한미 동맹, 한미일 공조라는 기본 틀에 이의를 단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다만 "미국 국방부 인사의 발언을 볼 때 목적은 한·미·일 3국 간 MD(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정보공유 MOU는 북한은 물론 중국 등에게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에 맞춘 대중국 포위전략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역사왜곡 발언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류는 국민적 이해와 공감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위원장은 "MOU 체결 형식도 문제가 있다. 국가 간 협정이 아닌 국방부 기관 간 약정 형태의 MOU가 추진되면 군사기밀 제공을 엄격히 정한 군사기밀보호법과 배치된다. 국내법으로는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외교 , 안보는 국익에 따라 내용과 형식 모두 당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국회와 국민 반대를 피하기 위한 꼼수인 MOU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한미일 군사정보 약정 체결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 절차와 내용 면에서 명백하게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군사정보 공유는 국회의 비준을 요하는 조약이나 협정을 통해야 한다. MOU라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데 꼼수라는 표현이 딱 맞다"며 "국회 상임위에서 절차와 내용을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일 국방부 간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3자 정보공유 약정' 체결 사실을 보고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3일, 한국과 일본은 지난 26일 약정에 서명했으며 3국이 모두 서명한 문서가 29일 미국 측에 전달되면서 체결이 완료됐고 공식 발효된 상태다.
3국 간 북한 핵·미사일 정보 공유는 한국 측 정보를 미국 국방부에 전달하면 미 국방부가 한국 정부의 승인 하에 일본에 전달하며 일본 역시 같은 절차로 한국과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은 사이의 직접적 군사정보 공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