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모바일을 둘러싼 열 가지 이야기

입력 : 2014-12-29 오후 6:21:54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IT벤처업계에서 옐로모바일은 화제의 회사다. 무한확장을 거듭하는 모습에 감탄과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 "대체 어떤 회사인가" 궁금증이 늘어나는 가운데 열 가지 주제를 기반으로 회사상황에 대해 정리해봤다. 
 
◇하나, 어떤 회사인가?
 
창업자 이상혁 대표는 삼성SDS 출신으로서 지역상점 대상으로 IT서비스를 공급하는 이른바 로컬 비즈니스를 오랜 기간 했다. 회사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인수되면서 관련 사업 총괄자가 됐지만 다시 독립, 옐로모바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아이마케팅코리아를 세웠다.
 
그는 과거 시행착오를 통해 로컬 비즈니스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두 가지 사실에 주목했다. 첫 번째는 전세계적으로 모바일 열풍이 불면서 투심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과 성장한계에 봉착한 중소 인터넷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는 주식교환 방식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외연확장을 시도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비전을 제시,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작업을 몇 차례 반복하자 옐로모바일은 어느덧 기업가치 1조원에 이르렀다.
 
◇ 이상혁 대표 (사진=알람스튜디오)
 
◇둘, 롤모델은 무엇인가?
 
옐로모바일이 기존 회사들과 다른 점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투자와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는 것이고, 계열사끼리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공유해 더 높은 업무효율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업만 하더라도 개별 서비스마다 각각 다른 광고주 DB 및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합하면 매출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 마케팅 역시 서로 서비스를 알릴 수 있도록 교차방식을 채택하면 효과가 증진된다.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기업이 영국 런던에 위치한 글로벌 미디어회사인 WPP그룹이다. WPP그룹은 전세계 수많은 계열사, 사무실을 인수·운영하고 있으며 두터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시너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닷컴열풍 시절 주식교환 방식의 M&A로 성장한 리타워텍을 롤모델로 거론하기도 한다. 이에 옐로모바일측은 “당시에는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 확립되기 전이었고 모럴해저드가 매우 심했다”는 점에서 동등 비교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마틴 소렐 WPP 그룹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셋, 사업현황은?
 
옐로모바일은 1·2차 투자를 받을 때까지는 로컬 비즈니스 강자로서 정체성을 유지했으나 지금은 종합 모바일기업으로 비전을 바꿨다. 즉 24시간 이용자 스마트폰 라이프를 지배하겠다는 것이다.
 
옐로모바일측에 따르면 크게 사업군은 전자상거래 중개, 미디어 콘텐츠, 광고, O2O, 여행 등 모두 다섯 개로 나뉜다. 지금은 옐로모바일이 전자상거래와 미디어 콘텐츠, 옐로디지털마케팅이 광고, 옐로오투오가 O2O, 옐로트래블이 여행을 담당하고 있다.
 
◇넷, 벨류에이션이 너무 과하다?
 
업계에서는 거품론에 대한 지적도 많다. 지나치게 기업가치가 고평가됐으며 투자와 M&A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펀더멘탈 자체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드롭박스, 에어비앤비, 우버, 핀터레스트, 스냅챗 등 이른바 IT벤처 기대주들도 사업비전을 제시하고 마일스톤(중간 목표치)를 달성한 뒤 VC로부터 투자를 받는 식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왕후장상씨가 따로 있나. 태어날 때부터 페이스북, 아마존인 기업이 있나. 깃발 꽂고 존재가치를 증명하면 그게 곧 페이스북, 아마존”이라는 이야기다.
 
◇ 옐로모바일 이미지 (사진=옐로모바일)
 
◇다섯, 실적은 어떨까?
 
이와 관련해 실적상황은 중요한 판단잣대가 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연결매출 532억원, 영업손실 3억원을 기록했다.
 
임진석 CSO(최고전략책임자)는 “공시발표 당시 막 인수한 회사들의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올해 기준으로 매출 3500억원, 마케팅비용 제외 시 영업이익 5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극적인 매출상승은 카울리, 쿠차 등 이른바 로또딜(기대 이상의 M&A 효과) 덕분이다.
 
그는 “기업가치를 1조원이라 쳐도 PER(주가수익비율) 2O배니 결코 고평가 상황이 아니며 내년에는 12~15배로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마케팅비용을 뺐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에 임 CSO는 "수많은 플랫폼 기업이 그랬던 것처럼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비용이라고 본다면 전혀 무리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성장곡선이 꺾이고 적자폭이 늘어난다면 언제든지 산산조각날 수 있다. 특히 옐로모바일은 주주가 잘게 쪼개져 있어 사정이 좋지 못했을 때 '공중분해' 가능성이 늘 도사리고 있다. 임 CSO는 “실적이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섯, 모랄해저드 가능성은 있을까?
 
앞서 언급한 리타워텍은 분식회계와 주가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피인수기업 경영진이 투자금 회수(EXIT)에 성공하면서 근로의욕이 급격히 떨어진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이 옐로모바일에 나타나지 못하리란 법이 없다.
 
이에 대해 옐로모바일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먼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꼼꼼하게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 그리고 국내외 유명 VC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실사작업을 진행했을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
 
피인수사 경영진을 ‘직장인’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수단은 이렇다. 지분교환을 통해 획득한 옐로모바일 주식에 대해 락업(매각제한)을 걸어뒀으며 발언권과 재량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고 있다.
 
◇ 옐로모바일 조직 (사진=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일곱, 조직구조는 어떤 방향으로 변화될까?
 
옐로모바일은 다섯 개 사업군을 중심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이미 광고, O2O, 여행 분야는 분사를 했고 나머지 전자상거래 중개, 미디어 콘텐츠도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즉 옐로모바일은 지주회사로서 인력 및 재무, 홍보마케팅을 지원해줄 콘트롤타워가 되는 것이다.
 
◇여덟,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현재 사업전략은 게임, SNS를 제외한 나머지를 다루는 것이다. 즉 전세계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 중에서 비어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옐로모바일측은 “현재 사업성과는 광고, 전자상거래, O2O, 미디어 콘텐츠, 여행 순이지만 앞으로 가장 클 수 있는 분야는 O2O로 보고 있다”며 “단순 IT서비스 제공 외 소모용품 유통 등 일부 오프라인 비즈니스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도 주요사안 중 하나다. 먼저 해외기업에 대한 장벽이 높은 중국시장과 버티컬 인터넷서비스 활동이 왕성한 일본시장은 예외로 두고 동남아시아시장부터 광고 비즈니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홉, 인수계획은?
 
현재 계열사는 약 70개로서 앞으로도 숫자는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옐로모바일측은 “게임과 SNS를 뺀 나머지 기업이라면, 그리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 계열사 카울리 모바일광고 (사진=퓨처스트림네트웍스)
 
◇열, 상장은 어떻게?
 
이미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었고 내부적으로는 10조원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코스닥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사측도 글로벌기업을 표방하면서 국내가 아닌 해외를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 CSO는 "예컨대 수년간 적자를 낸 아마존의 경우 코스닥에 있었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 퇴출됐을 것이다. 단기실적에 연연하지 않은 미국 나스닥에 있었기 때문에 현재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회사상황에 맞는 주식시장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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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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