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이휘성 한국 IBM 대표이사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위기 극복 방안을 IBM의 성공사례를 들어 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연 초청간담회에서 이 대표이사는 먼저 "이제는 특정 기업이 자신들이 발명한 기술특허를 단독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는 이미 대부분의 기술들이 개방화,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누가 그 기술특허를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누가 더 많이 내놓느냐에 기업의 성공이 달려있다”며 “이런 이유로 14년간 기술특허출원수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우리 IBM도 2년전부터는 특허 수천개를 다 공개해 기업들이 유관기술 발전을 촉진하게 하는 데 힘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의 주기로 볼 때 이제는 더이상 모든 기술을 하루 아침에 대체할 만한 ‘파괴적인 기술’이 나올 시기가 아니므로 기존의 기술을 개방해 공유하고 기술 융합을 시도하는 것이 기업끼리의 상생과 장기적인 발전에 더 이익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이라도 기업의 미래 전략방향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버릴 줄 아는 경영자들의 소신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IBM은 IBM의 전통적인 전략사업이자 고수익 사업이었던 PC사업을 지난 2004년부터 매각하고 대신 제품 컨설팅 업체와 솔루션 업체들을 수십개씩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 이후 IBM은 2008년 세계적인 경기위축 상황에도 불구하고 2000년 순이익 10조2000억원에서 6조원 넘게 증가한 16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대표는 “PC사업은 IBM이 발명했다고도 볼 수 있는 사업이었지만 당시에는 이미 기술이 공용화된 상황이어서 당장의 수익에 급급해 PC기술 영역에 머물러 있으면 훗날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며 “제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함께 컨설팅도 하고 서비스도 해서 가치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는 업무지침서나 규정집 등으로 직원들을 가르칠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났다”며 “수많은 직원들이 하나의 조직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주려면 전직원들이 함께 비전을 만들고 가치를 공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am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