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 결산)③삼성과 넥센이 기록 양분

개인 기록은 넥센, 투수 팀 기록은 삼성

입력 : 2014-12-30 오후 7:00:00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의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여러가지 기록이 양산됐다. 팀 최하 평균자책점(한화 6.35) 같은 불명예도 있었지만, 영광스런 신기록도 잇따라 쏟아졌다.
 
좋은 기록은 상위권 팀이 주도했다. 특히 넥센은 개인 기록들을 쏟아내면서 야구를 보는 재미를 더욱 한층 풍성하게 했다.
 
강정호(27·유격수), 박병호(28·1루수), 서건창(25·2루수), 앤디 밴 헤켄(35·투수)이 넥센의 개인 기록행진을 주도했다.
 
◇'전인미답' 서건창의 200안타
 
서건창의 200안타는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최초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타자들에게 200안타는 꿈의 기록이다. 지난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이 196안타를 날렸고, 1999년 이병규(LG·등번호 9)가 192안타를 쳤지만, '200'이란 숫자에는 닿지 못했다.
 
서건창은 10월13일 광주 KIA전에서 197안타로 이종범을 넘어섰으며 시즌 최종전인 10월17일 목동 SK전서 어느 누구도 도달하기 어려웠던 대기록을 이뤄냈다.
 
팀당 144경기로 경기 횟수가 증가할 내년 프로야구는 기록 경신이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서건창이 자신의 기록을 경신할지, 다른 선수가 서건창의 기록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서건창. ⓒNews1
 
◇박병호의 50홈런과 밴헤켄의 20승
 
수년만에 재연된 진기록도 보인다. 지난 2003년 이후 11시즌만에 나온 50홈런 돌파와 2007년 이후 7년만에 나온 20승이 그것이다.
 
그동안 한시즌 50홈런 고지를 넘은 선수는 두명 뿐이다. 이승엽(1999년 54홈런·2003년 56홈런)과 심정수(2003년 53홈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 이후로 50홈런은 명맥이 끊겼다. 심정수의 53홈런 다음 기록이 이대호의 2010년 44홈런일 정도였다.
 
그렇기에 박병호의 기록은 더욱 값졌다. 박병호는 10월14일 사직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2홈런을 치며 50홈런 문턱을 넘어섰고 다음날도 롯데를 상대해 시즌 마지막 홈런포를 터뜨리며 52개로 시즌을 마쳤다. 역대 4위 기록이다.
 
지난 1980년대 심심찮게 나왔지만 1990년대 이후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이 시즌 20승 투수다. 2007년 리오스(당시 두산·22승) 이후로 수년동안 끊겼던 이 기록은 올해 밴 해켄에 의해 재연됐다.
 
◇박병호.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두 가지 기록에 해당하는 강정호의 40홈런
 
내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강정호도 올해 진기록을 작성했다. 박병호가 52홈런 째를 날렸던 10월15일 39번째 홈런을 터뜨렸던 강정호는 이틀 뒤인 17일 투런홈런을 치며 결국 시즌 40호 홈런을 이뤘다.
 
이 홈런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 단일시즌 40홈런을 쏘아올린 최초 유격수라는 점과, 동반 40홈런 이상 타자를 배출한 사상 두 번째 팀이란 점이다. 정규시즌 막판의 홈런이 강정호와 넥센에게 많은 의미를 안겼다.
 
강정호는 이와 함께 유격수 중에서 처음으로 '30홈런-100타점'이란 진기록을 이루기도 했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가 타격도 좋기는 어렵지만 강정호는 수비와 함께 타격을 모두 갖춘 선수로 자리잡았다. 
 
넥센은 올해 14개의 개인타이틀 중에서 무려 10개를 독식했다. 투수 부문에선 6개 중 4개(밴헤켄 20승, 손승락 32세이브, 한현희 31홀드, 소사 승률 8할3푼3리), 타자 부문에선 8개 중 6개(서건창 타율 3할7푼·135득점·201안타, 박병호 52홈런·124타점, 강정호 장타율 0.739)가 넥센의 몫이었다.
 
◇(왼쪽부터)강정호,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박병호, 서건창. 강정호·박병호·서건창이 29일 오후 1시 넥센타이어 서울사무소에서 '올해의 넥센인' 상을 받았다.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팀 기록은 삼성과 넥센이 양분
 
팀별 기록에서도 타자 부문은 넥센이 주도했다. 홈런(199), 타점(786), 득점(841)은 물론 장타율(0.509), 출루율(0.382), OPS(0.891) 등이 모두 선두였다.
 
이에 비해 투수 기록은 삼성이 앞선다. 일본 소프트뱅크로 떠난 밴덴헐크를 시작으로 윤성환과 안지만이 포진한 마운드는 사자군단의 최대 장점으로 손꼽힌다. '타고투저'로 불리는 시절이기에 삼성의 마운드는 더욱 돋보였다.
 
삼성은 밴덴헐크(13승), 마틴(9승), 윤성환(12승), 장원삼(11승), 배영수(8승)까지 탄탄한 선발진이 시즌 내내 자리를 지켰다. 삼성은 선발투수의 능력을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되는 QS(퀄리티스타트 : 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가 63회로 가장 많았다.
 
삼성은 또 볼넷(395)과 폭투(51)는 가장 적고, 탈삼진(996)은 가장 많았다. 실점(621)과 평균자책점(4.52)은 NC(608, 4.29)에 이어서 두번째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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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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