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에 대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고,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허세만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울시 브리핑실에서 "롯데 그룹 차원에서 강력하고 진정성 있는 안전관리 대응 시스템 구축을 요구한다"며 "제2롯데월드에서 안전사고가 재발할 시에는 전체 건물에 대한 사용 금지, 임시사용 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지난달 30일 제2롯데월드 지하 주차장 균열이 발생하는 등 잦은 안전사고와 시민 불안감 확산에 대한 대책 발표였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때마다 '허가 취소'를 언급했다. 지난해 10월2일 석촌호수 수위 저하, 싱크홀 등으로 시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을 때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을 승인하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사고위험이 증가할 경우 서울시가 임시사용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2월 콘서트 공사장 인부 추락사고, 아쿠아리움 누수, 영화관 진동 발생했을 때 서울시는 "건물 구조적인 안전과 무관한 사고"였다며 임시사용 승인을 취소하지 않았다. 대신 아쿠아리움, 영화관에 대해서만 영업 정지를 내렸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자 박원순 시장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조금이라도 위험이 있으면 임시사용을 취소할 수 있다. 앞으로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다시 약속했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이날 서울시가 다시 밝힌 '승인 취소 가능성'도 롯데를 압박하는 동시에 시민들을 달래기 위해 빼든 카드로 보인다. 서울시가 롯데에 사고 발생 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요구하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인을 취소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진 주택정책실장은 질의응답에서 "지하주차장 균열은 시공 과정에서 나타나는 균열로 큰 문제는 없다고 전문가들이 결론 냈다"며 "다만 잦은 사고가 났을 때 롯데의 대응이 미흡하므로 유사한 안전사고 발생했을 때 이를 해소하는 총체적이고 유기적인 대응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내부적으로도 제2롯데월드 개장을 취소했을 경우 발생하는 파장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제2롯데월드에 1000여개 업체와 6000여명의 직원들이 지금 일하고 있다. 이런 곳을 승인을 취소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제2롯데월드 안전 검사 강화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제2롯데월드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진 실장은 "롯데는 민간 건물이다. 건물주가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사고 방지 책임을 롯데로 넘겼다.
한병용 서울시 건축기획과장은 "서울시에 건물이 65만개다. 그 중 64만개가 민간인 소유"라며 "제2롯데월드에 대해 서울시가 특별 점검한다면 나머지 민간 건물들도 다 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잠실 제2롯데월드 지하 4층 주차장 전경(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