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연초 담뱃값 인상이 전격 시행되면서 편의점 업체들은 예상보다 심각한 매출 저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말 사재기나 흡연 인구 감소로 인해 담배 수요가 줄어들 것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치더라도 식품 등 다른 상품군의 매출까지 같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담배는 편의점에서 매출비중이 가장 큰 상품이기도 하지만 일명 '미끼상품'으로 다른 제품 구매까지 함께 일으키는 만큼 전체 매출을 흔들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담배를 사러 오는 손님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상품군 매출까지 같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담배를 구매하면서 음료수나 과자 한 두 개를 더 집었던 수요까지 같이 급감하면서 예상했던 수준보다 매출 하락이 크다"며 "향후 담배수요 위축 정도 여부와 지속기간에 따라 매출 부진도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임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A업체의 경우 이달 1~4일 담배 매출이 전주대비 45.7% 하락했다. 이와함께 전체 매출도 전주대비 2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40% 가량 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담배 매출 하락분 이상으로 전체 매출이 줄어든 셈이다. 즉, 담배 매출 400원을 포함해 한 달 매출이 1000원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담배 매출 하락분만 반영한다면 전체 매출이 860원으로 14% 감소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매출이 무려 25%나 줄면서 기존 1000원이었던 매출이 750원으로 줄어든 것.
심지어 B편의점 업체는 담뱃값이 인상되기 직전인 전주보다 매출이 40% 이상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너 나 할 것 없이 업체들마다 매출 하락 폭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담배값 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맞으면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가야 하는거 아니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담배 수요가 정상화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상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에 들어간 업체도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담배수요가 정상화 될 지 여부 자체도 불투명하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내놓고 있다.
공통적으로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담배 매출을 끌어 올릴 방안은 없다는 입장을 표하면서 마진율이 높은 다른 상품군의 매출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통해 담배매출 하락분을 메우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 매출이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오는데 적어도 2~3개월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식품 등 마진율이 높은 상품군을 집중 배치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담배 수요 위축과 그에 따른 여파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최소한 1분기는 지나봐야 알 것 같다"며 "매출부진이 만약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