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한계에 해외서 살길 찾는 中企

입력 : 2015-01-05 오후 5:02:17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중견·중소기업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포화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딛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결국 이 또한 생존 전략의 일환이다. 정부도 수출 기업을 늘려야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내수 중소기업의 수출 기업화’ 정책을 추진하며 지원군으로 나섰다.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가구업계 1위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 한샘(009240)은 올해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최양하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부터 중국시장 진출이 전제된 건자재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대륙 진출을 선언했다.
 
한샘은 미국, 중국, 일본에 현지 법인을 두고 해외 시장을 두드렸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출은 전체 매출의 0.4%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한샘이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른다. 반면 한샘 입장에서는 아직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지 않은 만큼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이미 여러 부문에서 준비를 하면서 테스트를 하고 있고, 성과 또한 나오고 있다"며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했다.
 
KCC(002380)와 건자재 업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LG하우시스(108670)는 일찌감치 해외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LG하우시스는 중국, 미국, 러시아 등 생산법인과 중국, 인도, 독일 등 판매법인 총 8곳에 해외법인을 두고 활발하게 현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3분기 기준 해외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함과 동시에 전체 매출의 3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몽골 울란바토르 신공항 조감도.(자료=LG하우시스)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면서 신흥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 시내 샹그릴라호텔과 신공항 건설 현장에 500억원 규모의 알루미늄 커튼월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11월에는 지역 전시회 참가, 제품 현지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바탕으로 중동시장 공략의 고삐를 당겼다. 회사 측은 "중동지역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테리어 교체 주기가 빨라 건자재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일러 업계도 해외시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중국, 미국, 러시아에 이어 유럽시장으로 발을 넓힌다.
 
경동나비엔(009450)은 지난 1994년 러시아에 처음으로 보일러를 수출한 이래 2011년 러시아 지역 벽걸이 가스보일러 부문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CIS(독립국가연합) 지역까지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러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러시아법인에 이어 지난 11월 영국법인 설립으로 독일, 네델란드 등 서유럽 지역 공략에 나서며 올해 유럽 전역으로 시장 영역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위축으로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도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에 팔을 걷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정부는 25조5000억원 규모인 수출금융을 내년에 26조5000억원까지 늘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수시장에만 의존했던 중소·중견이 수출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사업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직수출 역량이 있는 내수기업과 퇴직 무역인력을 매칭해 기업별 특성과 수요에 맞게 수출 전단계를 밀착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올해부터는 매년 3000~4000개사를 발굴해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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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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