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정윤회씨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미 당시 경질된 문체부 노모 전 국장과 전 모 전 과장을 지난해 9월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8일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두 사람에 대한 조사는 정씨가 지난해 7월 시사저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참고인 신분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두 사람에 대한 추가 소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미 '정윤회 문건' 수사에 대해 "청와대 가이드라인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이 같은 소극적 태도는 또 다시 수사의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윤회씨가 지난달 11일 밤 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의 고강도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News1
검찰이 밝힌 시사저널 명예훼손 고소건은 지난 5일 검찰 수사결과에서 허위로 결론난 '정윤회씨의 박지만 EG 회장 미행설' 보도에 대한 것이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3월 발행된 1275호에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시사저널의 보도가 미행설과 관련된 보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이 문체부 경질 당사자들을 조사한 것은 당시 불거진 정씨에 대한 의혹에 대한 조사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정윤회 문체부 인사개입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훨씬 이전인 지난해 4월,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씨 딸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다. 승마계에선 보이지 않는 검은손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승마협회 살생부가 2013년 5월 작성돼 청와대에 전달됐다. (문체부는) 청와대 지시로 체육단체 특별감사를 추진했다"며 "살생부에 오른 인사들에게 사퇴 종용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에 검찰에 소환된 노 전 국장과 전 전 과장은 자신들에 대한 경질 인사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체부 인사개입설'이 불거진 직후,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5일자 <조선일보>를 통해 두 사람에 대한 경질 인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박 대통령이 자신을 집무실로 부른 뒤 수첩을 꺼내 두 사람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하더라"는 4일자 <한겨레>의 보도 내용에 대해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도 유 전 장관의 발언 내용을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