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여야가 청와대 문건유출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김영한 민정수석의 운영위 불출석으로 대치를 이어가다 결국 정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에서 "오늘 운영위 의사일정을 보면 청와대 문건유출 관련 현안보고다. 오늘 배포된 유인물을 보니 주요업무현황에 불과하고 현안과 관련 맨 끝에 한 페이지 조금 넘는데 후속 조치에 대해서만 나왔다"며 청와대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진 의원은 아울러 "더구나 문제의 문건 유출 사건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일어난 일인데 이 자리에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았다. 이래서 현안을 제대로 보고받고 국민적 의혹을 짚어서 물을 수 있겠느냐"며 위원장이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조치해줄 것을 촉구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청와대 문건의 보안 사고는 민정수석 비서관의 업무로, 국민과 국회 앞에 떳떳하다면 김 수석은 당연히 운영위에 출석해야 하고 출석하지 않는다면 잘못을 가리기 위한 책술에 불과하다는 것이 제 의견"이라고 목소리를 보탰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문건 유출 관련 의혹에 대해 국민께서 궁금한 것은 사실이지만 청와대 비서실을 총괄하면서 답변할 수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나왔다"며 "그럼에도 민정수석이 꼭 나와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은 국회의 관행을 깨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25년 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것은 딱 2차례"라며 문재인, 전해철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 사례를 꺼내들었다.
이에 새정치연합 박완주 의원은 "김 의원께서 국회 이래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이 2차례라고 했는데 잘못된 정보이고 거짓말이며 제가 조사한 것만 5번"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김 수석이 제시한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 출석에 따른 부재 상황에서 긴급을 요하는 상황 대비 필요'라는 불출석 사유에 대해 "긴요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한 경찰이 목숨을 끊은 사건의 연관성이 있다는 민정수석실의 담당자가 나오지 않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관련 자료 제출과 청와대 관계자의 운영위 출석 여부를 두고 격한 대치를 이어가던 운영위는 이완구 운영위원장이 청와대 관계자 출석에 대한 여야 양당 간사 간 합의를 요구하면서 정회했다.
한편, 김기춘 비서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건 유출 사건으로 심려를 끼쳐 참으로 송구하다. 진위와 유출경로는 검찰 수사로 밝혀졌지만 대통령 비서실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에 싶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근무자세와 기강을 철저히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9일 청와대 문건 유출 관련 현안보고를 위해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청와대 참모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