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소비심리도 살아나 지난해 말 미국의 동종점포 매출이 14년 만에 최고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현지시간) 시장 조사기관 리테일 메트릭스는 지난 11~12월까지 9주간 미국의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이 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8%를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연말 할인 기간을 맞아 새 옷을 장만하는 미국인들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의류 브랜드 얼반아웃피터즈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동종점포 매출은 각각 4%, 2.7% 증가하며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인 아메리칸이글과 에로포스테일, 스포츠 의류 브랜드 주미스도 기존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유명 백화점 체인인 JC페니의 한 관계자는 "의류업계 동종점포 매출이 조사 기간 동안 3.7%나 증가했다"며 "기존에 목표치로 잡았던 2~4%에서 상단부 끝 부분에 근접한 성과를 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 하락세와 경기 회복 기대감 덕분에 소비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6월20일 이후 55%나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이런 유가 하락세로 미국 한 가구당 가처분소득이 연간 1400달러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임금이 느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소매업체와 미국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임금 상승률은 1.7%로 전년 동기의 1.9%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