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세계 주요 증시가 3월 초 이후 금융불안 진정 및 조속한 경기회복 기대로 상승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증시의 불안지수가 최근 1개월 남짓한 동안 크게 떨어지며 그 변동성도 잠잠해져 향후 증시가 투자심리 안정 속에 추가 상승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증시의 변동성을 예고하는 '불안지수' 또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지난달 5일 50.17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16일(현지시간)에는 35.79를 기록해 30% 가까이 떨어졌다.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스탠드더앤드푸어스(S&P) 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증시가 불안해지면 지수가 오르고 증시가 안정되면 내리는 등 증시의 주요 지수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VIX가 3월5일 이후 크게 떨어지는 사이 S&P 500지수는 5주째 상승랠리를 하면서 20% 이상 올랐다.
현재 VIX의 수준은 작년 가을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9월26일 34.72를 기록한 이후 6개월여만의 최저 수준으로, 금융위기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던 작년 10월24일에는 89.53까지 치솟아 지수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월가는 증시의 투자심리를 재는 척도로 VIX를 주목하고 있다.
VIX가 최근 30대 중반선에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전문가들은 이를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다이버시파이드 트레이딩 인스티튜트의 톰 버스비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사람들이 다시 희망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미 증시의 저점을 지켜봤고 앞으로는 더 상승할 것"이라며 투자의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VIX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투자자들이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에는 VIX가 40을 넘었던 경우는 이 지수의 19년 역사에 단 4차례 뿐이었다. 또 이 지수가 20을 넘으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30을 넘으면 변동성이 매우 심해진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따라서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지금의 VIX 수준도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변동성이 큰 상황임을 반영하는 것이다.
HSBC은행의 글로벌주식전략 책임자인 케빈 가디너는 CNBC에 "우리는 여전히 숲에서 나오지 못했다"며 악화된 기업실적이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금융불안 요소들이 여전함을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