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 박해진에 러브콜 쏟아지는 이유

입력 : 2015-01-13 오후 3:19:26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배우들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영화계에선 최민식, 송강호 등 데뷔 20년차 이상의 스타들이 최고의 몸값을 받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계에선 김수현, 이종석 등 20대 젊은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드라마의 주시청자층인 30~40대 여성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스타들을 선호하기 때문. 30대를 넘어선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런 추세를 거스르는 배우가 있다. 올해로 데뷔 10년차를 맞은 배우 박해진(32)이다. 박해진은 현재 방송가에서 섭외 1순위 배우로 꼽힌다. 서른을 넘긴 박해진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배우 박해진. (사진제공=OCN)
 
◇중국 기업 PPL과 드라마 수출 이어져.."수익 보장해주는 배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회당 제작비는 3~4억선이다. 하지만 드라마 방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광고 수익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미니시리즈  기준으로 회당 30개 정도의 광고을 붙일 수 있는데 이것이 완판돼도 제작비와 비슷하거나 못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고 시장이 침체된 데다가 스타들의 몸값이 오르면서 제작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톱스타들의 회당 출연료는 8000만원~1억원선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사로선 PPL(제품 간접 광고)과 드라마의 해외 수출로 수익을 충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
 
그런 가운데 박해진은 PPL과 드라마 해외 수출을 통해 제작사 측에 충분한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배우로 꼽힌다. '한류스타' 박해진이 출연하는 국내 드라마에 중국 현지 기업의 PPL이 이어지고, 박해진이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드라마가 중국 시장에 수출되고 있기 때문. 박해진은 지난 2010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또 다른 찬란한 인생' 등 현지 드라마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지난해 박해진이 출연했던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을 통해선 ‘타오바오’, ‘상하이GM’, ‘쉐보레 차이나’, ‘마스크팩’ 등 9개 중국 업체들이 PPL 계약을 맺었다. 이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엔 해당 업체들을 포함해 10여곳의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 PPL 계약을 맺기 위해 뛰어들며 국내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 사이의 협찬 경쟁까지 벌어졌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해진이 출연했던 드라마들은 꾸준히 중국에 수출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2월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방영 당시 중국에 회당 3만 달러(약 3200만원)에 팔렸다. 김수현, 전지현 등 인기 스타들이 이 드라마의 인기에 한 몫을 했지만, 중국 수출과 관련해선 중국에서 꾸준히 얼굴을 알려온 박해진의 영향이 컸다. 또 지난해 7월 종영한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은 회당 8만 달러(약 8600만원)에 팔렸고, 12월 종영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회당 10만 달러(약 1억 원)에 판매됐다.
 
◇다양한 캐릭터 소화..국내외 100여개 작품 러브콜
 
배우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은 뭘까. 인기 스타가 되기 위해선 잘생긴 외모와 스타성이 필수다. 하지만 배우로서 롱런하기 위해선 업계 관계자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아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자기 색깔이 뚜렷하고 개성이 강한 배우가 필요할 때가 있다"며 "하지만 드라마를 제작하는 입장에선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대체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배우에게는 출연 요청도 상대적으로 많이 가게 된다"고 전했다.
 
박해진은 '별에서 온 그대'에선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적인 재벌 2세 이휘경 역을, '닥터 이방인'에선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의사 한재준 역을, '나쁜 녀석들'에선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 이정문 역을 연기했다. 매작품마다 변신을 시도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서 인정을 받은 것.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인 박해진에게는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박해진은 이미 국내 영화와 드라마 50여개, 중국 영화와 드라마 50여개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소속사 관계자는 “출연 요청을 해온 드라마와 영화의 대본을 살펴보는라 정신 없이 지내고 있다"며 "아직 2015년에 출연할 작품을 정하지 못했다. 배우가 캐릭터의 비중을 떠나 대본 자체를 중요시하는 만큼 대본들을 신중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박해진은 중국에서 현지 드라마 '남인방'의 촬영을 진행 중이다. 박해진은 한 달여 남은 촬영을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출연작 잇단 성공..함께 출연한 젊은 배우들은 톱스타로
 
박해진이 지난해 출연했던 '별에서 온 그대', '닥터 이방인', '나쁜 녀석들'은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별에서 온 그대'는 국내와 중국에서 '별그대 신드롬'을 일으키며 높은 인기를 얻었고, '닥터 이방인'은 같은 시간대 방송됐던 MBC '트라이앵글'과 KBS '트로트의 연인' 등을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나쁜 녀석들' 역시 케이블 채널 드라마로선 이례적으로 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 2013년 방영돼 '국민 드라마'로 사랑을 받았던 KBS '내 딸 서영이'까지 포함하면 4연타석 성공이다.
 
또 이 과정에서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 '닥터 이방인'의 이종석 등 박해진과 함께 출연했던 젊은 배우들이 톱스타 자리에 오르면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출연 드라마가 중국에 수출되면서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해진은 동료 배우들의 매니지먼트사들 사이에서도 "드라마에 함께 출연해야 할 배우"로 첫 손에 꼽히고 있다.
 
한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출연작을 고를 때 그 작품이 흥행에 성공할지, 소속 배우가 그 작품을 통해 잘 될지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럴 땐 꾸준히 성공을 거뒀던 배우의 선택을 따라가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박해진이 그런 배우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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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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