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최근 체중감소 효과까지 있는 신개념 당뇨병치료제가 국내에 선보여 기대를 모았으나, 일본에서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SGLT-2 억제제’라는 새로운 계열의 당뇨병치료제는 혈당 조절은 물론 체중감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향후 당뇨병치료제 시장을 이끌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일본에서 이 약제를 복용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며, 인슐린 및 췌장의 베타세포와 독립적으로 작용해 당뇨병 치료단계에 따른 다양한 병용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이 제제는 기전 상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돼 칼로리 손실 및 삼투압 이뇨작용을 일으켜 혈당 조절과 함께 체중 및 혈압 감소의 부가적인 효과가 있다.
이런 까닭에 SGLT-2 억제제는 약 5000억원 규모의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 10명이 탈수증 등의 부작용으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에서는 작년 4월 이후 SGLT-2 억제제 6개 품목이 출시돼 현재 10만명 이상이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SGLT-2억제제는 ▲애플웨이/데벨자(사노피/Kowa) ▲루세피(다이쇼제약/노바티스) ▲카나그루(타나베미쓰비씨, 다이찌산쿄) ▲슈글렛(아스텔라스) ▲포시가(아스트라제네카) 등이다.
◇포시가(사진제공=아스트라제네카)
일본발 안전성 이슈가 터지자, 국내에 이 제제를 판매하는 제약사는 즉각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주의사항을 배포하며 논란 진화에 나서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한국은 SGLT-2 억제제와 이뇨제 병용 시 부작용 주의사항을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다”며 “일본 사망의 경우 주의 권고사항을 무시한 채 투여한 사건이며, 포시가와 과탈수 환자 사망 간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슈글렛, 포시가, 자디앙(베링거인겔하임), 인보카나(얀센) 등 4개 품목이 허가됐으며, 이중 포시가 1개 품목이 시판되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기존 치료제로는 기대할 수 없는 체중 및 혈압 감소 효과도 가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일본발 안전성 이슈가 어떻게 결론 내려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승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일본은 약을 먹은 후 사망 등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보고하는 시스템으로 약 부작용 때문에 꼭 사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약제와 사망간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사례별 연구를 통해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현재 국내에서는 한 가지 약제만 사용되고 있으나, 여러 약제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면 임상단계에서 발견됐을 것”이라며 “이 제제는 기전 상 탈수 위험성이 있어 이런 내용이 허가 주의사항에 포함돼 있으며, 탈수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선별해 사용한다면 약제 때문에 큰 부작용이 생길 위험성은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전문가도 “일본의 경우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다른 나라에서는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