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상위 제약사들의 원외처방 점유율은 매년 하락한 반면 중하위사 제약사들의 점유율은 매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최근 2012~2014년 3년간 1000~3000억원대 처방액 규모의 상위 26개사(상위사)의 점유율은 59%, 58%, 56.1%로 매년 하락했다.
반면 중하위권 제약사들은 전체적으로 선전했다. 최근 3년간 1000억원 미만 206개사(중하위사)의 점유율은 41%, 42%, 43.9%로 매년 상승했다.
다국적사 제약사들은 점유율이 최근 3년간 매년 28%대로 정체 상태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가 0.3%포인트 상승해 처방액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노바티스와 한국GSK는 각각 0.3%포인트 하락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여파..상위사의 '부진' 중하위사 '선전'
최근 3년간 원외처방액 시장은 상위사의 부진, 중하위사의 선전, 다국적사의 정체로 요약된다.
국내 상위사의 부진은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책으로 영업환경이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제약시장의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며 건강보험재정을 축내는 불법 영업을 근절하기 위해 리베이트 근절 제도를 시행했다.
2008년 리베이트 처벌 법규가 처음으로 시행된 후, 2010년에는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2014년에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2번 이상 적발되면 급여목록에서 삭제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대표적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리베이트 규제책으로 상위사들의 영업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며 "상위사들의 영업 부진을 틈타 중하위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해 최근 몇년간 높은 성장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에 따라 보험급여 삭제는 사실상 제품의 시장 퇴출을 의미한다. 상위사들을 중심으로 '걸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클린영업을 위한 내부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업활동이 위축돼 처방액이 감소한 배경이다.
다만 중하위사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제약산업 선진화를 내세운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로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일부 중하위사들이 이판사판 리베이트 영업을 뿌리고 있다는 게 일선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중하위사의 성장이 리베이트 영업 덕분이라는 시각은 위험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영업활동으로 강세를 보이는 중하위사들도 있고, 상위사들의 영업력이 느슨한 사이 상대적으로 중하위사들이 풍선효과를 누린 것일 수도 있다"며 "중하위사가 리베이트로 성장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외처방이란 환자가 처방전을 받아 외부 약국에서 조제를 받는 것을 말한다. 유비스트 데이터는 전국의 약국 원외처방액을 수집해 분석·가공한 통계자료다.
(자료출처=유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