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회복 가시화..신광수 효과

지난해 4분기, 13분기만에 첫 월별 흑자..경영정상화 작업 속도

입력 : 2015-01-16 오후 4:16:1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웅진에너지(103130)가 지난해 4분기 월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신광수 전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사진)가 지난해 7월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추진한 경영정상화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4분기 10·11월 두 달간 월별 흑자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은 연말결산 과정에서 재고자산과 환율 등이 반영돼 전월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비록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2011년 3분기 적자전환으로 돌아선 뒤 가장 크게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 한 관계자는 "흑자전환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두 달 정도 영업이익을 내면서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면서 "최근 3년간 발표된 실적 가운데 지난해 4분기가 가장 영업손실 규모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011년 3분기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3분기까지 13분기째 내리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135억원으로, 전년 동기(2013년 3분기 누적) 253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13년 3분기 누적 98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333억원으로 35% 늘었다. 매출은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축소되는 개선된 흐름이다.
 
경쟁사인 넥솔론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뒷걸음질 치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신광수 대표 취임 이후 추진 중인 경영정상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와튼 스쿨에서 MBA과정을 수료한 뒤, 한솔그룹 경영기획실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쳤다.
 
지난 2006년 웅진씽크빅 경영기획실장으로 웅진그룹과 인연을 맺은 후 북센 대표이사를 거쳐 2010년부터 웅진홀딩스 대표를 맡았다. 신 대표는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북센을 흑자로 전환시킨 데 이어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조기졸업을 이끌기도 했다.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특유의 추진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번에는 웅진에너지의 경영정상화 선봉에 섰다.
 
신 대표는 웅진에너지 직원들에게 "원가절감이 지속성장의 최우선 조건"임을 강조하며 생산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대표는 원·부자재비 부담을 덜기 위해 업체들을 직접 만나 공급가 인하를 요구하는 등 비용절감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서울에 있던 재무팀도 대전 본사로 불러들였다. 경영정상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조직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재정비했다.
 
전임자의 공도 컸다. 이재균 전 대표는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원가절감을 추진하는 한편 미국 선에디슨과 독일 솔라월드 등으로 영업선 다변화 전략을 병행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전임 대표가 영업과 기술부문에 정통한 반면 신 대표는 원가관리를 비롯해 재무전반을 관리하는 데 능통하다"면서 "전·현직 대표들의 전략이 시너지를 내면서 회사의 손익도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도 나쁘지 않다. 국제유가가 수직낙하한 탓에 태양광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하지만 웅진에너지의 사업 자체만 놓고 보면 턴어라운드 가능성은 다분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미국 선에디슨과 지난 2013년 7월 체결한 1.2기가와트(GW) 규모의 잉곳 공급계약은 지난해 연말 종료된 상태. 양측은 큰 틀에서 추가 공급에 합의하고, 공급가격을 놓고 막판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계약종료에 앞서 선발주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1월 중에도 잉곳 공급은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는 매출 다각화 작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연말까지 전체 매출의 90%가 잉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올해 연말까지 웨이퍼 판매량을 전체 매출의 절반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잉곳의 다음 단계이자 더 많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웨이퍼로 영역을 넓혀 실적 회복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잉곳과 웨이퍼의 매출 비중을 5대 5로 맞추게 되면 전체 매출액도 지금보다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면서 "태양전지 업체들이 잉곳보다 이를 가공한 웨이퍼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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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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