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4분기 대형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심리 둔화, 예년보다 높은 기온, 해외직구 확대 등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 탓에 연말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저조할 전망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믿었던 아웃렛마저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유통 3사 모두 기대 이하의 실적이 불가피할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16일 증권사들의 유통업계 분석 보서고서를 종합해 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모두 전년대비 5% 내외의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는 백화점과 해외사업 부진이 실적에 부담을 가하고 있는 구조다.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백화점 매출은 구매객수 하락에 더해 구매단가까지 낮아지면서 소비심리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태다.
해외사업은 마트와 백화점 모두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부진점포 폐점과 비용절감 등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손실폭은 크게 축소되지 못했을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백화점은 신규점 비용, 해외 마트는 기존점 매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적자점포 정리 등으로 수익개선에 중점을 두면서 향후 점진적으로 적자폭을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004170) 역시 의류판매 부진, 온라인몰 판촉 부담 증가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발표한 10월과 11월(별도가준)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무려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2월 어느정도 회복세를 시현했는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백화점과 온라인몰 모두 할인판매에 집중한 결과 눈에 띄는 영업이익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힘들거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은 지난 11월 말 코엑스몰 그랜드 오픈 이후 집객효과로 본점과 무역점은 선방했지만 기타 점포들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기존점 성장률이 역성장 기록함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
이에 본격적인 출점 재개로 실적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판교 등 신규 점포에 대한 선비용, 인건비, 지급 수수료 비용 등의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폭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역시 우울한 지난 4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체별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사업 확대, 복합쇼핑몰 출점 등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에대한 투자결실을 거둬 들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거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인고의 시간을 조금 더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합리적 소비 확산, 모바일 쇼핑 확대 등 구조적인 소비트렌드 변화에 누가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향후 실적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