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경쟁이 만든 '두 얼굴'

입력 : 2015-01-19 오전 8:48:37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대화면 경쟁이 이어지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기대하는 반면, 일부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대화면의 역효과로 성장 둔화를 체감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TV 등의 디스플레이 전반에 대형화가 지속 중이며, 현 추세는 올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CD TV의 평균화면 크기가 39인치로 전년 대비 1.5인치 더 커졌다. 올해는 40인치를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스마트폰도 대형화 바람이 거세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2012년 4.6%에 불과했던 5인치대 패널 탑재 스마트폰이 올해는 52%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대화면 시대를 열어젖힌 가운데 애플과 LG전자(066570) 등 다른 제조사들도 빠르게 대화면 경쟁에 뛰어들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대형화 추세를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출하량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대형화로 패널 ASP가 상승해 전반적인 시장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더불어 곡면(커브드) 디스플레이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디스플레이 대형화로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곡면 적용을 불러왔다. 곡면과 대형화를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사진=삼성전자)
 
반면 디스플레이 대형화로 경계가 모호해진 제품들은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태블릿PC가 대표적 사례다.
 
태블릿PC는 대형화되는 스마트폰, 일명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에 밀리고 있다. 컨설팅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시장에서 태블릿 전체 판매량은 2억3300만대로 전년 대비 8%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부터 부진을 나타낸 태블릿 시장이 올해에도 지난 4년간 보였던 평균 두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체에 갇힌 태블릿PC 또한 패블릿과의 차별성을 위해 디스플레이 대형화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12.2인치의 태블릿을 출시한 바 있으며, 애플도 12인치대 아이패드를 내놓을 전망이다.
 
또 대화면 경쟁으로 차별점이 사라진 일부 스마트폰은 단종 수순으로 가고 있다. LG전자의 G프로3 출시가 지난해 9월 점쳐졌지만 아직 출시 예정이 없는 상태다. 5.5인치였던 옵티머스G 프로, 5.9인치였던 G프로2 등 대화면이 특징이었던 G프로 시리즈가 G3 등 대형화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경쟁력이 밀리면서 길을 잃었다.
 
업계 관계자는 "G3가 5.5인치로 출시됐고, 5.9인치 파생모델도 나오면서 디자인과 사양 부분에서 G프로 시리즈의 차별점이 사라진 점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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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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