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도시철도 투신..대책 시급

입력 : 2015-01-22 오후 2:18:46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최근 도시철도(지하철) 투신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다시금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6시 30분쯤 인천시 서구 인천공항철도 검암역에서 서울역 방면 직통열차에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선로로 뛰어들어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일 오후 1시 30분쯤에는 지하철 1호선 백운역에서 신모씨가 정거장으로 들어오던 열차에 뛰어들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1월에도 오류동역에서 이모씨가 열차에 뛰어들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철도 인명사고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는 307명으로 확인됐다. 이중 선로에 뛰어내려 자살한 경우가 150건에 달했으며, 도시철도 구간에서만 75%가 발생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스크린도어가 투신사고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9호선 운영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역사 302곳은 모두 스크린도어가 설치됐으며, 지난 2010년 이후로 사상사고가 0건으로 집계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은 역사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스크린도어가 이미 설치된 역사도 고장이나 장애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일부 광역전철 구간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아 투신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서울에서도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오류동역 등 최근 투신사고가 있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에 따르면 전국 지하철·국철 등 821개 역사 중 564곳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다. 특히 코레일이 운영하는 국철 구간에서는 12개 노선 228곳 가운데 30.2%인 69곳에만 스크린도어가 설치됐다.
  
다만, 스크린도어로 인한 사고 우려도 있는 만큼 투신사고에 대한 근본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도어의 오작동이 최근 3년간(2012~2014년) 평균 약 84건이 발생하고 있고, 작은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4호선 총신대입구역(이수역)에서 이모씨가 무리한 탑승을 시도하다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황시원 동양대 교수는 "차량 10량에는 스크린도어가 40개가 설치되는데, 40개가 동시에 열었다 닫혔다 하면 오류가 많이 생긴다. 이 오류를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또 스크린도어는 근본적인 대책은 되겠지만 모두 설치하려면 금액도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의 재정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악화된 지자체의 재정여건을 감안해 스크린도어 설치부담 비율을 정부 60%, 지자체 40%로 분담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광역 도시철도 구간은 전액 국비로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는데 올해 427억원이 편성됐다"며 "나머지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의 경우 국비의 60%인 675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모두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올해 1호선 경인선 중동·간석역, 경부선 오산·명학·관악역, 3호선 일산선 대화·삼송·원당역, 4호선 과천선 평촌·과천·대공원역 등에 스크린도어 설치 계획을 세운 상태다.
 
◇지난달 경기도 안산 지하철 4호선 초지역에서 사상사고가 발생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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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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