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新먹거리 VOD 둘러싼 '동상이몽'

지상파 "가격인상" vs 유료방송 "시장 성숙이 우선"

입력 : 2015-01-23 오후 4:15:35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최근 몇 년새 주문형 비디오(VOD)는 유료방송 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 했다.
 
작년 10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공개한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KT(030200), SK브로드밴드(033630), LG유플러스(032640) 등 IPTV 3사와 CJ헬로비전(037560), 티브로드, 씨앤앰, 현대HCN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4개사의 2013년 VOD 매출은 408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의 1920억원에서 3년 새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31.4%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VOD 시장 확대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자료집에서는 VOD 시장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 돼 2014년에는 매출 규모가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도한 저가 출혈경쟁으로 유료방송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VOD는 '숨구멍'이 됐다. 통상적으로 VOD 수익을 콘텐츠 제공자와 플랫폼 사업자가 7:3 정도의 비율로 배분하는 것을 고려할 때 VOD 시장의 건강한 발전은 미디어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대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태도에는 온도차가 나타난다.
 
VOD 매출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지상파는 즉각적인 과실따기에 나섰다. 작년 말과 올해 초를 전후해 SBS, MBC, KBS는 잇달아 유료방송 업계에 공문을 보내 VOD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신작 VOD는 HD의 경우 현행 1000원에서 1500원으로, SD는 7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방영된 지 1년이 넘은 구작에 대해서는 HD 1000원, SD 700원 등으로 서비스 가격을 단일화 할 것을 제시했다.
 
프로그램 제작예산의 급격한 증가와 콘텐츠 유통시스템에 대한 설비투자 등 비용 상승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콘텐츠 가격을 현실화 해 유통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VOD 시장이 이제 막 성장의 걸음마를 시작했는데 섣부른 가격 인상은 역풍을 불러올 수 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보다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시청자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당장 눈 앞의 수익만 보고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근시안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지상파는 자신들의 이익을 보전할 수 있는 수단으로만 VOD를 바라보는 듯 하다"며 "시장 성숙보다는 현금화에 욕심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VOD 수익의 상당 부분을 지상파가 가져가지만 가격 인상의 비난은 유료방송 사업자가 모두 뒤집어쓴다"며 "유료방송에도 이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VOD 가격 조정은 지상파가 원하는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아직까지는 지상파가 절대적인 협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3월 정도에는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인상폭은 지상파의 당초 요구보다는 적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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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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