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시장에서는 경기 바닥론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경제가 아직 침체의 늪으로부터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전히 공급은 너무 많고 수요는 너무 적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단 경기 침체 국면이 마침내 우리가 예상하기 가능한 영역 내에 들어왔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마켓워치는 물론 앞으로도 신용경색 리스크나 보다 광범위한 글로벌 폭락, 혹은 중대한 파산에 직면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재고량 조정이라고 지적했다.
시나리오는 보통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경제 확장기에 사업체들이 가능한 한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판매량을 늘리다보면 어느 지점에서 공급은 수요를 초과한다. 팔리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들의 재고는 쌓이고 회사들은 사업 축소 압력을 받게 되며 가능한 한 비용을 절감하려 애쓴다.
결국, 공급량이 충분히 줄고, 이로써 해고가 잦아들게 되고, 생산이 재개되면 경기침체도 끝나게 된다. 즉,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는 현상이 멈춘다. 물론 성장세가 곧장 회복되지는 않는다. 기업들은 적어도 1년 정도는 어려운 시기를 겪기 마련이다. 가령 주택 건설의 경우 시장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강 국면을 맞은 지 벌써 3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마침내 우리는 공급량이 수요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지점에 도달했다. 산업생산은 1분기에 20% 줄었다. 공급은 여전히 더 줄어들 필요가 있지만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재고량 감축이 2분기 중 완료될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물론 긍정적인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아직도 살아날 기미를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거의 붕괴되다시피 한 소비지출은 느리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긴 하다. 하지만 가정들은 여전히 일자리 불안, 수입 약화, 자산 가치 하락 등으로 한번 졸라 맨 허리띠를 좀처럼 풀지 않고 있다. 지난 몇년간 자신들의 수입을 초과한 생활을 했던 소비자들은 단기·장기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장부를 맞춰가며 자금 지출 계획을 진지하게 조정하는 중이다.
기업들은 판매량이 개선되지 않는 한 사업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미국 산업 능력의 3분의 1이 놀고 있다. 이윤은 감소한 상태며 글로벌 마켓 역시 취약하고 미국 소비자들은 근검절약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번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이 한가한 가운데 미 상무부는 24일(현지시간) 3월 내구재 주문을 발표한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 하락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수요 개선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여러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 시장 역시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주택 건설업체들은 그동안 신규 주택 건설을 자제했고 그 결과 현재 팔리지 않은 주택의 재고량은 2003년 수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대규모 주택 압류로 기존 주택 재고량은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다.
2월 주택 판매는 계절적 요인과 가격 하락,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수가 증가한 점 등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다. 현재 모기지 금리도 매우 낮다. 하지만 신용 기준이 여전히 엄격하고 이로 인해 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제한되어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23일 발표되는 3월 기존주택 판매와, 24일에 발표되는 신규주택 판매 모두 소폭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하 미국은 현지시간 기준, 유럽은 우리시간 기준)
◇ 4월20일(월)
-미국 : 3월 시카고 연은 경제활동 지수(8:30), 3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10:00)
-일본 : 2월 기업신뢰지수 수정치(14:00)
◇ 4월21일(화)
-미국 : ABC/워싱턴포스트 소비자태도지수(17:00)
-일본 : 3월 무역수지(8:30)
-독일 :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15:00)
-영국 :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17:30)
◇ 4월22일(수)
-미국 : MBA 모기지신청(7:00), 미 에너지부 원유재고(10:30)
-일본 : 3월 무역수지(8:50)
-영국 : 영란은행(BOE) 의사록 공개(17:30)
◇ 4월23일(목)
-미국 :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8:30), 3월 기존주택판매(10:00)
-일본 : 3월 기업서비스물가지수(8:50), 2월 산업활동지수(8:50)
-유로존 : 4월 구매자관리지수(PMI) 제조업(17:00), 유럽중앙은행(ECB) 금융통화정책회의
◇ 4월24일(금)
-미국 : 3월 내구재주문 (8:30), 3월 신규주택판매(10:00)
-일본 : 2월 전체공업 활동지수(8:50), 3월 기업서비스물가지수(8:50)
-영국 : 1분기 국내총생산(GDP)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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